부모님께 여행사실을 말씀드리다…(151118)


부모님께 여행사실을 말씀드리다…(151118)


나 :   엄마 나 아마 2주뒤에 여행갈것 같아. (일부러 여행이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 처럼 말했다;;)

엄마 : 응…? 여행???

나 :   응.

엄마 : 어디로…?

나:    미국 밑에 큰 대륙이 있어 거기로 갈 것 같아.

엄마 : 무슨 또 여행을 가냐… 전에 너 인도갔을때도 얼마나 걱정했는데…! 얼마나 가려고?

나 :   한 2달에서 3달 정도 생각하고 있어.

엄마 : …..

엄마 : 몇명이랑 같이 가는데?

나 :   군대 친구 oo 있어서 같이 갈거야. 둘이 가.  (사실은 아니에요…ㅠ)

엄마 : 야 그 oo은 돈많고 잘살아서 그런데 가지. 너는 그런데 가면 돈만 쓰고 돌아온다. 그리고 지금 현실을 준비해야지. 너 담년도에 취업준비를 위해 더 공부하는게 낫지 않어? 남들은 다들 취업 준비에 안달인데 너무 안일한거 아니야? 그리고 그거 돈도 많이 들텐데. 돈은 어떡하려고?

나 :   어차피 3월까지 시간 있어서, 그 시간동안 후회없이 여행하려고 취업하면 여행하기 힘들잖아. 그리고 돈은 조금 모아둔게 있어.

엄마 : ….

여행계획을 말하고 나니 금세 엄마 얼굴이 어두워졌다. 거절도 긍정도 없었다.


여행을 간다고 말하고 나면 후련해질 줄 알았는데, 더 가슴이 무거워졌다.

여행은 어쩌면 꽤나 소모적인 일이다. 


준비하는데 쓰는 돈과 시간, 여행을하며 쓰는 돈과 시간 등 버는 것 하나 없이 돈만 나간다. 


물론 몇몇의 여행자는 자신의 개성을 살려 돈을 벌며 여행을 하는 이들이 있지만, 


그건 정말 특이 케이스고 나는 특출난 재능 없는 일반인이다.  


게다가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는 것이 여행이다. 


그렇게 돈과 시간 그리고 위험까지 감수하면서까지 나는 여행을 해야하는걸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더욱 마음이 불편한 것은, 엄마한테 약간의 거짓말을 했다.


첫째로 나에겐 같이 갈 동행이 없다. 

군대에서 같이 가자고 했던 나의 군대 동기는 취업을 해버려 같이 여행을 갈 수 없게 되었다.


둘째로 모아놓은 돈이 있긴하지만, 남미 여행을 가기엔 정말 턱없이 부족하다.

고로 어떻게든 벌거나, 빌려야한다.


지금도 가끔 엄마는 여행의 위험성을 설파한다.


“요즘 IS가 그렇게 무섭다던데, 여행갈 수 있겠니?”

(택배로 받은 침낭을보며) “대체 어디서 자려고 하길래 침낭을 산거야? 혹시 밖에서 자는건 아니지? 요즘 외국에서 외국인상대로 강도짓을 많이 한다더라”



어떤 부모든 자식이 위험한 곳에 가길 원치 않는다.


그게 갓난아기든, 세살짜리 꼬마아이든, 27살짜리 어른애기든 간에 말이다.


나라고 위험한 곳에 가고 싶겠나.


막상 여행을 결정한 지금, 나 또한 불안하고 걱정이 많이 된다.


그러던 내 마음을 대변하는 좋은 글귀를 발견했다.


“삶이 변함으로 생기는 ‘불안’을 선택할 것인가, 변하지 않아서 생기는 ‘불만’을 선택할 것인가”



결국 변화는 필연적으로 불안을 야기한다.

매일 반복되던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그에 따른 불안과 걱정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불안을 선택한 것은, 여행이 정말 즐겁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리고 그 여행이 향후 몇년간 일상 생활의 큰 에너지가 될것임을 알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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