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의 나홀로 인도여행기] 바라나시에서 만난 사람들 – 둘째날

인도 여행 두번째 날, 바라나시에서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하다!



<이동 경로>


바라나시역 -> 소나이스홈 -> 메인 가트 -> 마니까르니까 가트 -> 화장터 -> 메인가트

어제 저녁에는 기차에 타자마자 바로 3층칸으로 올라가서 잤다.

전날 밤샘으로 인해 무척피곤해서 8시쯤 잠이 들어, 아침 6시경 정도에 잠에서 깼다.

이제 좀있으면 바라나시에 도착할텐데, 대체 어디서 내려야하는 지 모르겠다…



“Is Here varanasi??”

정차하는 역마다 계속 사람들한테 물어봤다.

인도라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많은 줄 알았는데, 그건 관광도시에서만 그런것 같다.

생각보다 영어를 못알아 듣는 사람들이 많다.

‘그나저나 대체 이사람들은 어떻게 알고내리나??’

확성기가 안좋아서 그런지 정차역에 대한 전파가 잘 들리지가 않는다.  




정말 우여곡절 끝에…

바라나시역에서 내렸다.

일단 아그라행 티켓을 먼저 끊으러 외국인 전용창구로 향했다.

거기서 한국인을 만났는데, 이분은 인도 남쪽에서 오는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

마침 이분이 So nice Home(게스트 하우스)에 묵고 있어서, 같이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 




바라나시 정션역에서 마니까르니까 가트 근처까지 100루피로 릭샤를 타고 갔다.

소나이스홈 찾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다. 정말 미로도 이런 미로가 없다.

거의 30분을 헤매가 겨우 찾았다.


근데 하필이면 방이 없다.ㅠㅠ 

다행히 일행분이 아는 아저씨가 있다며 그분과 방 쉐어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본다.

흔쾌히 수락. 그 분도 괜찮다고 하셔서 다행히 숙소를 구할 수 있었다.

400루피인데 둘이 해서 200루피 와우!!

와이파이 콸콸.

온수 콸콸.

처음 인도에서 묵은 숙소인데,

생각보다 괜찮다.

이 정도면 인도생활 할만하겠는데??




옥상에 식당이 있어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근데…

인도 음식 어떻게 먹는거지????

인도 오기전 사전조사는 커녕 책 몇권,

그것도 학교에서 빌린 2008년도 판으로 인도땅에 왔다.

일단 메뉴판에 있는, 그럴싸한거를 시켰다.

Chilly Paneer

요거 한번 먹어보자.

먹었는데 맛이 괜찮다.

인도땅에도 두부가 있구나. 

(후에 알게된 사실은 빠니르는 치즈라는 뜻…)




12시까지 쉬다가 바라나시 근처를 둘러보러 나갔다. 

메인가트 쪽 고돌리아 구역 이리저리 돌고 있는데

어떤 넉살좋은 인디안이 다가왔다. 

“Where are U from?”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오 안녕하세요!! 어디가요??”

와 한국말도 할줄아네??ㅋㅋ

“그냥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다”

그러더니 내가 입고 있는 난방 한번 입어봐도 되겠냐며 손에서 빼서 지가 입는다.

그리고 나서 잠깐만 따라오랜다.

‘아 제기랄. 당했다….’

그리고 지 가게로 가더니 같이 앉아서 이야기나 하잰다.

거기에 일본인 두명도 거기 앉아있었다. 

아무래도 나와같은 수법으로 당한 친구들 같다.

“나한테 한국인 여친이 있다.”

“나는 5개 국어를 할줄안다.”

“뭐 필요한거 없느냐.”

“여기가 정말 옷을 싸게 판다”

나는 간단히 메고 다닐 수 있는 가방을 찾으러 왔다고 하니,

근처에서 인도틱한 가방을 수집해서 왔다.

가격을 물어보니, 첨에 400을 부른다.

‘400이면 적당한 건가??’ 

인도 물가가 도저히 가늠이 안된다.

하지만 이렇게 호구가 될 수는 없다.

그래서 일단 150아니면 안산다고 말했다.

그렇게 서로 가격을 흥정하다 결국 200에 구입하기로 했다.

‘제길슨.. 사놓고도 왜이렇게 찝찝하냐.’




가방을 사고 가트를 둘러봤다.

걷다보니 말로만 듣던 화장터에 도착했다.

나무장작들이 무성하게 쌓인 곳을 구경하고 있는데,

어떤 청년이 다가온다.

“내가 화장터 가이드를 해줄 것이다.”

“어떤 서비스 차지도 요구하지 않는다.”

“나는 학생이고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의심이 가긴했지만, No service charge 에 그냥 바로 콜을 해버렸다.

그더러니 화장터가 잘보이는 곳이라며

날 화장터옆에 낡은 건물 2층으로 데려간다.

‘헐 뭐지 불길하게…’

올라가려는데 괜히 망설여진다.

‘그냥 튈까?’

‘제길슨 일단 가보자.’

그냥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상황봐서 튀면 된다는 무모한 생각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보니 거지 여러명이 누워있다.

그리고 할머니가 문앞에 쪼그려 앉아있다.


‘아 저 할머니, 문닫는거 아니야?’

계속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라 자칭하는 놈은 화장터를 보며 바라나시에 대한 설명을 계속한다.

설명을 들으면서 할머니가 문을 닫는 것은 아닌지 계속 주시했다. 

다행히 외국인 여행객 몇명이 들어온다. 휴…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돈이 없고 가난하지만 여기에 있으면 갠지스강에서 성스럽게 죽을 수 있다.”


화장하는 장면을 가리키며 

“계급에 따라 화장터가 다르다.”

“뱀에 물려 죽은 사람, 임신한 여자, 어린이, 사두등은 그냥 물에 빠뜨린다.”




생각보다 유익한 시간이었다. 가이드가 끝나서 내려가는데

죽음을 기다리는 할머니가 무턱대고 나 이마에 대고 은혜를 내렸다.

그리고 돈을 내란다. –;;

가진건 30루피니 이것만 주겠다고 했다.

원화도 괜찮댄다 ;;

주머니에 있는 천원짜리 지폐한장을 준다.

이렇게 나는 국제적 호구가 되었다.


가이드가 끝나고 가이드란 인간과 작별인사를 했다.

인사를 하고 가려는데, 걔가 갑자기


“Something for me” 라고 말한다.


나를 위한 어떤것??

그게 뭐냐고 자꾸 물으니 계속 섬띵 포미 그거를 달라고 한다.


‘헐…. 그럼 그렇지.ㅋㅋ 얘가 지금 돈을 요구하는구나’

“당신이 노 차지 했으니, 난 돈을 줄수가 없다” 

그리고 휙돌아서 가버렸다.

또 다시 호구가 될 순없지…


괜히 돌아서는데 찜찜하다.

‘그냥 돈 조금만 줄껄 그랬나…?’

마음이 약해서 탈이다.

하지만 여기는 한국이 아니지,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해




더위에 가트쪽 아스팔트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그들도 없는 곳이라 돌아다니기가 정말 힘들다.



마침 그늘을 발견하고 거기서 휴식을 취했다.
개도 더위에 지쳤는지 계속 헉헉 거린다.
여기와서 드는 생각은 
‘개팔자가 상팔자다.’
더운 여름이면 그냥 그늘에서 누워자고 배고프면 길거리 음식 주워먹고
얘네 얼굴에 근심이란 있을 수 없지 그저 자기 삶에 만족한 듯한 표정이다.
가트에서 쉬고 있는데 인도 청년 3명이 말을 건다.
내가 신고 있던 아디다스신발에 대해 토론했댄다.
인도에선 상당히 특이한 스타일이라고 한다.
“인도 어떠냐?”
“한국과 많이 다르다.”
“뭐가 다르냐?”
“소가 다닌다 사람들 맨발이다.”
“너는 인도의 마이너스 요인 두가지를 말했다.”
“그런 뜻으로 말한게 아니다. 문화적 차이에 대해 말한 것이다”
“또한 인도는 정신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다. 그것은 인도인들의 깊은 신앙심과 요가를 통해 알 수 있다”
뭐 솔직히 말하면 난 지금까지 인도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진 않다.
세번째 장점도 하도 걔네들이 마이너스 요인만 말한다고 해서
교과서에서 얻은 지식으로 억지로 말한 거지
이틀동안의 인도경험으로 내가 경험했던 것들은 
모두 돈과 얽혀 생겨난 찝찝한 문제들 뿐이다.



 
5시 쯤 되서 가트쪽을 쭉 둘러봤다. 

‘주황색 입은사람들 저것들은 뭐지??’
가끔은 올누드로 다니시는 분들도 있고,
거기에 더 나아가 자기 거시기를 시도 때도 없이 늘려대는 요상한 짓을 하는 사람도 있다.
알고보니 저 사람들은 인도의 ‘사두’들이다.








해가 조금씩 저물 녘 쯤, 가트를 걷는데 소녀들이 말을 건다
“헤나할래?”
헤나를 해줄려나보다.
“그래.”
어린애 둘이 내 손을 잡고 그림을 그린다.
내 손은 그냥 도화지가 되버렸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 친구들이 헤나했으니 돈을 내라고 한다.
‘아뿔사!’
아이들과 순수하게 논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헤나였지만,
여기선 그들의 생계유지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헤나 가격을 협상하는데
처음엔 250루피 요구
그 다음엔 밥을 요구
그 다음엔 드레스요구
-0-
결국 100루피와 한국 동전 몇개로 해결을 봤다.
아 씁슬하다. 
끝은 돈문제로 항상 이런다.

처음에는 ‘이 나라는 돈만 밝히나’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내 잘못이 크다.

선을 확실히 그어야 했고,
먼저 다가오는 사람은 일단 경계해야한다.



날이 어두워졌다.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메인가트 쪽에서 뭘한다.

‘저건 뭘까?’

알고보니 

힌두교의 주요 신들 중 하나인 ‘시바 신’에게 바치는 제사, 

아르띠 뿌자를 거행하는 것이다.



소나이스홈에 들어와서 씻고 오늘하루를 정리했다.

가방팔이청년, 자칭 가이드, 헤나소녀들…

다들 마지막에 돈문제로 괜히 찜찜한 기분만 남겼다.


낼부터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다녀야겠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국제적 호구가 되는 곳.

바로 인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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