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의 나홀로 인도여행기] 24시간 인도기차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 스물한번째날


인도 여행 스물한번째날 _ 바라나시행 24시간 인도기차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 이동 경로 > 

숙소 -> 조드푸르역 ->(바라나시행 24시간 기차)


오늘은 아침 9시 45분부터 내일 아침 9시반까지 24시간 기차를 타는 날이다.

바라나시에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무리한 일정을 짜게 되었다.

‘각오는 돼 있겠지?’



아침에 체크아웃을하고 조드푸르역으로 가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역시 메인바자르 쪽으로 가니, 수많은 릭샤꾼들이 다가온다.

릭샤꾼들 대부분이 50 ~ 100루피를 부르길래 그냥 무시하고 갔다.

가까운 거린데, 50루피까지 낼 필요가 있나 싶었다.

좀 걷다보니 40을 부르는 청년이 나타났다!

그 청년과 기분 좋게 이야기를 하면서 역까지 왔다.

기분 좋은 상태로 릭샤에서 내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이 청년이 10루피만 더 달랜다.

또 시작이다. 

좋은 기분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애초에 요구한 돈보다 많은 돈을 요구한다.

10루피야 한국에서 200원 돈이지만, 그냥 호구가 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아무튼 또 실랑이가 벌어졌다.



근처에 식당을 알아봤는데 갈만한데가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인도식을 먹지 않는

이유는 검증되지 않은 곳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오늘 아침은 인도식 빵을 먹었다.

속에 커리같은게 들어가 있는데 맛이 꽤 괜찮다.

두 개를 샀는데 하나도 꽤 양이 많아서 또 다른 하나는 남겨뒀다.

열차시간이 가까워져서 역으로 향했다.

바나나 50루피, 오렌지 30루피씩을 사서 기차에 올랐다.

인도 가족과 같은 좌석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건 열차를 타러가려고 플랫폼을 지나갈떄의 이야기인데

기차를 타러가던 도중에 어떤 인도인을 만났다.

그는 갑자기 나를 보고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으며,

“I remember you” 

이러는 것 아닌가?!

이 xx  또 사기꾼 이구나!

그래서 무시하고 그냥 지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바라나시에서 나를 봤다고 바라나시 가는거냐고 같이 가자고 계속 따라온다.

나는 실제로 여행 중에 바라나시에 가본적이 있기 때문에,

진짜 나를 알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인상도 별로라 믿음이 가질 않았다.

간사하게 생겨가지고 끝판에 웃으면서 남의 등 쳐먹을 것 같은 인상이다.

 혼자 조용히 가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이 친구는 싹싹하게 나의 좌석자리까지 나를 안내해주었다.

자리를 잡고 바나나를 까먹으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친구~”하면서 묘한 웃음으로 나를 바라본다.

(한국말도 좀 할줄 안다)

뭐라고 하는데 그냥 알아듣는 척하고 말았다.

암튼 썩 좋은 기분이 아니었다. 



내 옆에는 인도 가족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 중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은 참 말이 많았다. 

내가 가져온 여행 가이드북을 보더니, 자신이 살던 동네에 대한 설명을 아주 열정적으로 한다.

무슬림이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자기 종교와 결부된 내용이 많아서 더욱 소리 높혀서 설명한다.

가이드 북에 잘못된 내용도 수정해주시고…

인도 가족이 준 과자다.

수제과잔것 같은데,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우리나라 한과와 비슷한 느낌이다.

할머니와 손자.

인도 가족의 귀염둥이다.

가이드북이 신기했는지, 계속 펼쳐본다.

점심시간 쯤 되어서 열차 통로를 지나가던 라즈라는 인도 친구를 만났다.

이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이 친구는 여친이 3명이란다.

인도는 원래 그런게 가능하냐고 물으니 가능하다고 한다.

대신 결혼은 한사람이랑 하면 된다고 한다.

여자측도 마찬가지다.

그러더니 지가 아는 친구 예쁜애를 나한테 소개시켜준댄다.

별로 생각은 없었는데, 호기심에 내 메일주소를 알려줬다. 하하하

자이푸르에서 내린다고 해서 4시쯤 헤어졌다.



저녁 6시정도가 되니까 허리가 아파왔다.

그래서 내 자리로 올라가서 누웠다.

에버노트에 생각좀 끄적이다가 잠이 든것 같다.

밤 9시에 정도에 잠깐 잠에서 깼을때는

오늘 만난 인도친구 그 기분나쁜 인도친구가 나한테 왔는데,

이때 봤을때는 그 전보다 나쁜 감정이 덜해졌다.

이렇게 꼼꼼히 나를 배려해 주다니

내일 이친구랑 재밌게 바라나시에 돌아갈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새벽 4시쯤이었나?

이상한 낌새에 잠깐 눈을 떴는데,

그리고 어떤 미친놈이 내 가방에 손을 대고 있는것 아닌가.

깜짝놀라 일어나 뭐하는 짓이냐고 물으니

“너의 가방 위치가 너무 불편해 보인다. 그래서 좀 바꿔주려고 했다.”

라며 태연하게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하하하…….

다행히 아무탈 없이 하룻밤을 잘 수 있었고, 다음날 아침 5시 정도에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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