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의 나홀로 인도여행기] 인도 축제 홀리, 물감에 젖다. – 열네번째날

인도 여행 열네번째날 _ 인도 축제 홀리, 물감에 젖다.(리시케시)




< 이동 경로 > 

숙소 -> 람줄라 -> 락쉬만 줄라 -> 그린 호텔 -> 유럽친구집 -> 숙소


오늘은 인도의 대 축제인 홀리(Holy)다.


인도 축제 ‘홀리’ 란?


매년 3월 즈음 음력으로 마지막 보름달이 뜨는 날에 힌두교가 뿌리내리고 있는 인도와 네팔 등지에서 봄이 오는 것을 환영하는 ‘홀리축제’ (HOLI)가 열립니다. 첫째 날은 악마를 태운다는 의미로 횃불을 지피고 둘째 날은 선이 악을 누르는 의미로 사람들이 색색의 물감을 뿌리는 연유로 ‘색의 축제’로도 불리기도 하며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축제라고 일컬어집니다.


홀리축제가 열리는 날에는 법적으로는 폐지되었지만 아직까지 인도 사회에  잔존하는 카스트 신분제도에서 벗어나 모두가 자유롭게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3월 17일, 물감을 뿌리거나 물총을 쏘며 행복한 축제를 즐길 사람들과 형형색색의 물감으로 물들을 인도의 아름다운 거리를 상상만 하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저절로 지어 지내요.

– TV5MONDE 포스트 중



물감을 여기저기서 뿌려대는 축제라, 버려도 되는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갔다.





거리로 나가고 있는데, 벌써 꼬마애가 물감을 퍼붓는다.

조그만 손으로 나한테도 뿌리라며 색소가루를 줬다.

가루를 받자마자 바로 그 아이한테 뿌려줬다 ^^




어제 배웅해주던 아저씨가 ‘람줄라? 락시만 줄라?’ 막 그랬는데 알고보니

줄라는 여기서 다리를 뜻한다. 

내가 묵는 곳은 람줄라 근처다.

람줄라를 건너는 도중 만나는 풍경




람줄라에서 만난 소님.


홀리의 여파로 인해 신성한 소님도 물감을 뒤집어 쓰셨다.





갠지스강에서 홀리로 인해 얼룩진 몸을 씻는 인도인들.



람줄라의 원숭이들,

내가 쳐다보니까 경계한다.

막상 눈을 마주치면 괜히 달라들까 무섭다.

빠른 걸음으로 다리를 건넜다.

홀리축제기간이라 거의 대부분의 식당들이 문을 닫았다.

사장님들도 즐기셔야 하고, 이런날 가게 문열면 가게가 물감으로 뒤덮일것이다.

그래서 큰맘먹고(?) 길거리 음식에 도전했다.




‘알루 모모’라는 음식이다.

감자 으깬 것에 콩이랑 소스를 뿌려서 준다.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달콤하고, 매콤한 맛도 좀 있고, 특히 콩이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편하게 가트에 앉아 흘러가는 강을 바라보며 먹고 있었다.





근데… 저 멀리서 소 한마리가 내 알루모모에게 달려들었다.

ㅠㅠ

결국 20%정도 남긴 상태에서 소한테 넘겨줬다.

혀로 날름거리며 소스까지 핥아먹고 그놈은 유유히 사라졌다.





내 알루모모 훔쳐먹은 놈



이게 갠지스강인가?

바라나시를 다녀왔다면 같은 강이라고 믿을 수 없을 것이다.

너무나도 맑고 깨끗하다.

이 물은 히말라야의 얼음이 녹아서 흐르는 물이라고 하니

그 신선도와 청명함이 얼마나 대단할까?

여기는 바라나시보다 성스러운 감정이 덜들지만 좀 더 레져에 가까운 기분이 든다.





람줄라에서 락쉬만 줄라까지 걸어갔다. 

중간에 인도 친구를만났는데 락쉬만 줄라까지 동행해주었다.

의사고 나랑 동갑이라 한다. 

한국에 대해 궁금한지 이것 저것 물어본다.

귀찮긴 했지만, 일일이 답을 해줬다.




홀리사고를 대비해 순찰도는 군인들…




락쉬만 줄라로 가는 길에 어떤 좁은 골목길을 지나가야할 때가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가고 있는데, 위에서 물이 ‘확’하며 나한테 쏟아졌다.

제기ㄹ….

조그마한 애들이 옥상에서 키득키득 거리며 웃고있다.


축제긴 하지만,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테러는 화가 난다. 


홀리만 아님 너넨 죽었다.





홀리축제에 쓰인 색소때문에 물이 혼탁해졌다.

락시만 줄라를 건너고 있는데 인도 친구들이 엄청 나게 뿌려댄다.

근데 어떤 놈이 내 얼굴에 뿌린 것 중 하나는 이게 색소가 아니라 잉크였다.

가끔 이렇게 짖궂게 하는 놈들이 있다.







잉크가 닿으니 얼굴이 굳는 느낌이다.

머드팩할때 얼굴이 빠싹 쪼여오는 느낌이 느껴온다. 하지만 기분 좋은 쪼임은 아니다.

갠지스강 근처로 가서 비누를 빌려 빡빡 닦았다.

외국인, 인도인, 소 할 것 없이 강가에 몰려있다.

락시만 줄라에서 좀 놀았으니 이제 숙소로 가야 겠다.

다리를 건너는 도중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었는데

원숭이들이 먹고 싶어 미칠라고 한다. 





내꺼 뺏어먹을라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중.

몇몇 원숭이 들은 내 바지 잡고 놓지를 않는다.

집념이 대단한 친구다 ;; 

뭐 이런 -0-

숙소로 가는길,







얼굴은 빡빡닦고 머리도 싹 감았다.

내 상태는 상당히 양호한편이다.

다른 여행객들이랑 인도인들은 치아까지 물감으로 적신사람도 있을 정도다.



옷을 갈아입고, 저녁을 먹으로 그린호텔로 향했다.

아… 이틀동안 누군가와 제대로 대화를 나눈적이 없다.

다들 외국인이라 이야기를 해도 벽이 있다. 

언어의 장벽이든, 문화의 장벽이든

사실 이걸 깨버려야 하는데, 첫 외국 경험이라 많이 어렵다.

저녁을 먹고 있는데 옆테이블에 있던 어떤 서양 여자가 말을 건다.

“밥 같이 먹을래요?”

마침 나도 심심한 참이라 같이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녀는 벨기에에서 왔고 그녀는 다짜고짜 자신을 소개한다.


“나이는 27살, 인도에 요가와 명상을 배우러 왔어.

요가 스승님을 찾아가야 하는데, 여자 혼자 가기는 너무 위험해

같이 갈 동행이 필요한데 같이 가지 않겠니?”

“하지만 난 내일 오전에 레프팅을 하기로 해서 잘 모르겠어”라고 대답했다.

“일단 1시까지 기다리고 너가 오지 않으면 그냥 혼자갈게”

음…. 이거 가야되 말아야되?

아무튼 내일 시간이 되면 가고 안되면 가지말지 뭐..

밥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이 벨기에 친구가 이 야밤에 친구를 만나러 가겠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위험해서 내일 산에 같이가자는 건 뭐고,

이 야밤에 혼자 친구를 찾아가겠다는 건 뭐냐 대체 ㅎㅎ

“혼자는 너무 위험하다.”

라고 했더니

“can you go with me?”

하….

혼자 보내기도 그렇고,

또 머 집에 가기도 그렇고 일단 같이 가기로 했다.

(아… 망할 오지랖)

릭샤 타고 친구네 집에 갔는데 유럽인들끼리 파티를 하나보다.

히알라 웰렌스 친구 중 한명이 기타를 배워서 치는데,

꽤나 운치가 있었다.

나보고 한곡치라고 했는데,

막상 치라니까 코드가 전혀 기억이 안난다.

아무튼 히알라 웰렌스와 친구들과 저녁을 즐기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망고 하나를 샀다.



망고는 과일로 처음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별로였다 ㅎㅎㅎ


오늘은 인도 축제를 즐기고,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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