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방비엥 여행의 마지막 날.
일어나자마자 짐을 싸고, 숙소에 두고간 것은 없는지 체크했다.
3박에 496000킵.
한국돈 64909원이다.
밤에 좀 시끄러웠던 것만 빼면 만족스러웠던 pangu hotel.
다음 여행지는 루앙프라방.
미니밴을 예약하러 시내로 나섰다.
마침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는 투어사가 있어서,
그쪽에서 미니밴을 예약했다.
2시 반 미니밴. 7만킵.
방비엥에서의 마지막 아침, AMD Restaurant
아침을 먹으러 어딜갈까 하다가,
구글 지도 평이 좋았던 A.M.D Restaurant에 가봤다.
생각보다는 허름했던 집.
9시에 오픈인데, 아직 15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
일단 기다렸다.
가게 주인이 나타나서 주문을 했다.
나 : “여기 뭐가 제일 맛있나요?”
주인 : “Everything”
순박하게 생긴 사장님은 자신의 요리에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 자신감만으로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메뉴는 카오 삐약(2만킵)과 라오스 샐러드(3만킵)를 시켰다.
어딜가나 카오삐약은 평타는 치는 듯하다.
국물 맛이 우리나라 삼계탕이랑 비슷하고, 면발도 쫄깃해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샐러드는 재료가 신선했다.
방비엥 시내 구경
배부르게 아침을 먹고 여유롭게 방비엥 시내를 둘러봤다.
이제 떠나면 언제 여기 오려나?
아마 라오스는 와도 방비엥은 안 올 것 같다.
방비엥은 도시에 사원의 숫자가 매우 적었다. 비엔티안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재 사원들을 조금씩 짓고 있는 듯하다. 여담이지만, 방비엥에서도 탁발 의식을 수행한다. 사실 탁발의식이 루앙프라방이 유명해서 그렇지 사원과 스님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한다. 오히려 관광객이 적은 방비엥의 탁발의식도 궁금했지만, 아침잠 많은 나에게는 탁발 의식에 참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길거리를 가는데 갑자기 거리 행진이 멀리서부터 오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결혼했나?
차에서 노래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고, 사람들은 박수를 치면서 거리를 행진한다.
처음 보는 신기한 광경이다.
사원 앞에서 독참파 꽃을 만났다. 라오스를 여행하다보면 종종 보게 되는 꽃이다. 라오스의 국화라고 하는데, 희생과 존경, 삶의 기쁨 그리고 젊은 연인의 사랑의 꽃말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 꽃을 보면서 지금까지 내가 만난 라오스 사람들의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순박하고, 소박한 라오스 사람들.
방비엥은 내가 가본 어느 도시보다도 한국인이 많다. 근처 일본을 가도 이렇게 까지 한국인이 많지는 않다. 그런데 이곳은 정말 놀랄만큼 한국인이 많다. 심지어 어느 외국인은 이곳을 ‘코리안 타운’이라고 부를 정도로 한국인이 많다. 아마 거기에는 ‘꽃보다 청춘’의 여파가 컸을 것이다. 이런 한국인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사람들도 이쪽에 진출해서 사업을 하는가 보다. 실제로 거리를 걷다보면 한국인 사장님들을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만난다.
밤마다 나를 괴롭히던 사쿠라 바(SAKURA BAR). 숙소랑 가까워서 클럽 소리때문에 잠을 잘수가 없었다.
클럽 막바지에는 항상 ‘여행을 떠나요’노래가 흘러나오곤 했다.
커피 그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곳, Baanna Cafe
방비엥에 3일간 머무르면서 친해진 카페 사장님을 보러 Baanna Cafe에 갔다.
이곳의 라떼는 정말 맛있다.
가게의 디자인이 독특해서 사장님께 직접 지은거냐고 물었더니, 갈수록 현대화 되어가는 방비엥의 건물들이 아쉬워서 직접 라오스의 로컬 형식으로 지었다고 한다. 실제로 가게 내부는 대나무로 되어 있어서,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크게 덥지 않다.
게다가 이 카페는 라오스의 커피콩을 사용하는데, 그 수익금의 일부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부한다고 한다.
내가 마시는 커피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게 아니었다.
라오스의 문화, 나눔의 정신…. 많은 것들이 담긴 커피였다.
문득 사장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른이 넘어 사람에게 감동받기란 쉽지 않다.
여행지에서 만난 카페 사장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