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 따라 비오는 제주도 여행 – 2일차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그토록 언론에서 떠들어대던 제주 장맛비가 이제 다시 시작되려나 보다. 
10시 반쯤 씻고 아침을 먹으러 나섰다. 
마침 근처에 고기국수 맛집이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가시아방국수



가시아방 국수는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거의 오픈시간에 맞춰서 갔는데, 웨이팅을 좀 해야했다. 
다행히 5분 정도 기다리니 바로 자리가 났다. 
아니 장마철에도 이렇게 사람들이 많으면 날씨 맑은날에는 손님이 더더욱 많겠구나 싶었다. 
가시아방이 무슨 뜻인고 찾아보니 장인어른의 제주도 말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동행인 케이는 ‘각시의 아버지’라는 뜻에서 가시아방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럴듯한 추측이다. 
우리는 고기국수와 비빔국수(각 7천원)를 시켰다. 



기다림 끝에 나온 고기 국수. 제주도에서 고기국수는 처음 먹어본다.
고기국수는 면과 고기의 양이 많았다. 
국물도 굉장히 담백하고 구수했고, 고기도 육즙이 풍부해서 맛있었다. 
무엇보다 면발이 적당히 탄력이 있어서 씹는 맛이 좋았다. 



비빔국수도 좀 메울까 걱정했는데, 그렇게 맵지 않았다. 
비빔면 정도의 맵기라고 볼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기대 안했던 메뉴인데, 예상보다 맛있다. 
2명이서 2그릇을 시켰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결국 남겼다. 
커플세트를 시켰으면 분명 많은 양을 남겼을 것 같다.

비오는 섭지코지



배를 채우고 향한 곳은 섭지코지다. 사실 이 곳은 고등학교 떄 수학여행으로 오고나서 15년만이다. 그떄와 지금 다른게 있다면 그 때는 날씨가 굉장히 맑았다는 점이고, 지금은 흐리다는 점이다. 또 다른 큰 차이가 있다면 올인 촬영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는 것. (지금은 우스꽝 스럽게 지어놓은 성하나가 있다.)



이곳은 코지하우스라고 불리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미관도 별로고, 운영도 안하고 있는데 왜 굳이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흐린날의 섭지코지도 나름 운치가 있다. 
안개 쏙에 휩싸인 절벽이나 화산 흙길이 몽환적이다. 
게다가 날씨가 흐려서 인파가 적어서 좋았다. 



민트레스토랑



섭지코지를 걷다가 근사한 레스토랑겸 카페를 발견했다. 
민트레스토랑이라는 곳인데 궁금해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레스토랑 풍경은 대강 이렇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물론 좋은 자리인 만큼 커피의 가격대는 좀 높다. 
그런데 그만한 가치는 있다. 
다음에 제주도를 온다면 또 오고 싶을 정도로 이곳의 분위기와 경치는 좋다. 



나는 라떼를 시켰다. 
맛있다.



섭지코지 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는데 조금씩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번 제주 여행때 정말 가고 싶은 곳이 많았다. 
비자림도 가고 싶었고 오름도 가고 싶었고 푸른 바다가 보이는 해변도 가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날씨를 보니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

제주뚝배기



동행인 K가 꼭 먹어보고 싶다던 전복 뚝배기를 찾다가 제주 뚝배기라는 곳에 가봤다. 
이곳은 성산일출봉이 근사하게 보이는 동네에 있는 식당이다. 
세트를 시켰다. 



음식을 기다리면서 벽에 걸린 연예인들 사진을 봤는데, 
가수 임창정, 데프콘 등등 유명 연예인들이 많이도 온 가게다. 



세트는 갈치조림, 고등어 구이, 전복뚝배기, 한치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어느것 하나 빼놓을 것 없이 다 맛있었다. 



밥을 다 먹고 뭐할까 하다가, 제주도에 감귤와인이 유명하다고 해서 사서 먹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근처에 감귤와인을 파는곳이 없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서귀포 이마트점에서 판다고 해서 할 것도 없으니 거기나 가볼까 했다.
그래서 가는 김에 건축한 개론에 나왔던 ‘서연의 집’을 들러서 서귀포까지 가보기로 했다.



서연의 집



성산에서 1시간을 달려서 서연의 집에 도착했다. 
이곳은 건축한 개론에 등장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 카페가 정말 매력적인 이유는 정말 누가봐도 어촌 마을에 지어진 집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해변이 바라다 보이는 뷰가 아름답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커피가 정말 맛이없다. 
이건 작년에 와서도 느꼈던 건데, 커피가 맛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는 이유는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뷰와 영화에서 느꼈던 감성을 느끼기 위해 오는 것이다.









제주도 서귀포 이마트



서연의 집 구경을 마치고 다시 이마트로 향했다. 가는 길에는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게다가 제주도의 퇴근길 정체까지 겹치면서 운전하기가 좀 힘들었다 
이마트에 들어가서 정말 감귤와인하나만 딱 사서 왔다. 지인의 지인이 추천해준 감귤와인. 가격은 정말 싸다. 뭔가 감귤의 달콤한 맛이 일품일 것 같다. 
그렇게 와인 한병만 달랑 들고 다시 차를 타고 숙소로 왔다. 이 한병을 위해 왕복 100 km를 달려온 것이다. 조금은 무모하지만 운전하면서 보이던 바다 풍경과 차안에서 들리던 노래 소리 때문에 나름 즐거운 드라이브였다.

커큐민 흑돼지

제주도에 오면 흑돼지는 항상 먹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거를수가 없었다. 
숙소 근처에 있는 커큐민 흑돼지에 갔다. 
모듬세트를 시켰다. 



이 고기는 커큐민을 얹은 흑돼지라고 한다. 
근데 솔직히 커큐민을 얹고 안얹고의 맛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돼지고기는 맛은 있는데 뭔가 가격을 생각하면 아쉽다. 



앞으로 제주도에 오면 웬만하면 흑돼지는 먹지 말아야지. 
생각하지만 또 오면 먹게 될것 같다. 



감귤와인 시음



100 km를 달려서 공수한 감귤와인을 시음했다. 
일단 감귤에서 느낄 수 있는 달달한 맛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히려 감귤에 있는 신맛이 굉장히 강하다. 귤향이 은은하게 나지만 시큼한 맛이 너무 강해서 잘 느껴지지 않는다. 신맛을 좋아한다면 한번 도전은 해볼만 한것 같은데 그리 추천은 하지 않는다. 호기심에 한번은 먹어 볼법한 와인이다. (개인적인 후기니깐 참고만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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