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늦게 관악산을 타러 서울대로 향했다. 졸업식을 했는지 가운을 입고 서울대 정문 앞에서 학생들이 졸업 사진을 찍고 있다. 다들 정말 행복해보인다. 생각보니 나는 대학교 졸업식을 가지 않았구나. 그때는 그 모든게 다 의미없다고 생각해서 가지 않았는데, 돌아보니 졸업식을 가지 않은게 참 아쉽다. 그때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ㅎㅎ 갑자기 대학생들 보니 옛날 생각을 하다가 서울대 건설환경 종합연구소에 도착했다.
오늘은 자운암 코스로 가보기로 한다. 표지판 대로라면 1시간 반을 올라가야 한다. 어쩌다보니 2월 들어서 매주 등산을 하고 있다. 사실 주말에 카페-집-본가 레퍼토리가 질려서 눈 앞에 보이는 관악산이라도 가보자라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에너지 충전이 되고 있다.
등산 시작
등산로 입구에서 걷다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하나는 깔딱 고개로 40분이면 올라갈 코스이고, 나머지 하나는 자운암 코스다. 오늘은 자운암 코스로 가본다. 넉넉잡아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자운암 코스는 뭔가 시작부터 범상치가 않았다.
‘이게 사람가는 길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정도의 길이 초반부터 나온다.
심지어 내가 간 시간이 오후 3시 정도의 늦은 시간이라 길이 더 헷갈렸다.
돌이켜보면 자운암은 몇몇 코스는 거의 기어서 올라간 것 같다.
뒤늦게 검색해서 안 사실이지만, 자운암코스는 대한민국의 유명한 암릉 코스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난이도가 꽤 있는 코스라 느껴졌다.
그래서 나름의 퀘스트를 깨면서 올라가는 느낌이라, 나름 스릴과 재미가 있었다.
게다가 오늘은 날씨도 좋다.
등산을 하면서 제일 좋은건 등산에 집중하느라 잡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중간 중간 잡생각이 들긴하지만, 대부분은 주의를 집중해야 하고 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서도 뒤를 돌아보면 멋진 풍경이 있다.
일상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들이 보인다.
특정 코스에는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 코스도 있다.
여기는 진짜 암벽타는 곳인듯 했다.
군데 군데 로프들이 보인다.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저 멀리 연주대가 보인다.
자운암 코스 타면서 처음 만난 계단.
계단 올라가면서 보는 서울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점점 올라갈 수록 서울의 경관이 더 잘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많이 없는 편인데도, 멀리 있는 곳을 바라보면 뿌옇다.
헬기장에 도착했다.
뭔가 액션 영화의 한장면에 나올법한 멋진 장소.
1시간 10분을 등산하여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오후 5시쯤 도착했는데,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저번주 1시쯤에는 정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었는데,
4시쯤 오니 조용하니 좋은 것 같다.
관악산 정산에는 고양이들이 산다.
뭔가 먹이를 갈구하는 것 같은데, 난 이미 계란 두개를 먹어치운 뒤였다.
너무 귀엽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여기서 개 한마리도 봤었다.
절에 사는 개인가 싶어서 쳐다봤는데, 갑자기 숲속으로 사라졌다.
일몰시간이 1시간 반 뒤라서 일몰도 보고갈까 하다가,
너무 추워서 그냥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내려갈때는 깔딱 고개로 내려갔다.
저녁 어스름이 산에 퍼지기 시작한다.
묘하게 긴장감이 풀린다.
40분 만에 내려왔다.
버스를 타고 갈까 하다가 관악산역까지 걸어갔다.
캠퍼스를 걸으니 옛날 생각도 나고,
벌써 대학 졸업 한지가 몇년인지… ㅋㅋ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시간이 너무 빨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