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CT결과 양측폐 다발성젖빛유리음영,소형폐결절 관찰되며 모세기관지염 또는 바이러스성폐렴 의증소견입니다. 또한 좌측상부폐 폐문부 3.7cm 불규칙한 결절음영 관찰되며 염증에의한 양성결절 또는 종양성병변에 대한 감별필요합니다. 호흡기내과 진료 및 조영제CT 추가확인 필요하오니 상담 바랍니다.
엄마에게 건강검진 항목 중 저선량 폐ct에서 이상 소견이 나왔다. 무슨 말인지는 알수 없지만 엄마의 폐쪽에 결절이 있으며, 3.7cm 정도의 큰 결절도 보인다는 것이다. 절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소견이다.
폐 관련 네이버 카페 가입(숨사랑 모임)
일단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하고 나서 제일먼저 찾은 건, 네이버 다음 카페 폐암 관련 사이트였다. 아직 폐암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뭐든 최악의 상황을 염두해두는게 오히려 편하다. 마음 편하게 먹고 있다가, 암이라는 사실을 들었을때 더 견디기 힘든법.
상급병원 예약
그 다음으로 한 것은 아산병원 예약이다. 검진을 받은 병원이 폐쪽에 유명한 교수님이 계시질 않아서, 일단 유명하다는 아산병원 부터 질렀다. 검색으로 나온 교수님 일정을 검색했는데, 마침 내일 검진 예약이 가능한 것이 아닌가? 분명 예약하기 힘들다고 들은 교수인데 이렇게 떡하니 자리가 나온게 참으로 신기했다. (아산병원 최창민 교수님 유명, 김홍렬 교수님 수술 잘하심)
병원 방문
일단 건강 검진을 받은 병원에서 소견서와 CT촬영본을 받아서 바로 아산 병원으로 향했다. 아산 병원은 정말 너무너무 복잡하고 정신이 없어서, 아마 엄마 혼자왔으면 이리저리 헤맸을 것이다. 나도 너무 정신이 없어서 뭘해야 할지 몰랐는데, 직원분들이 군데 군데 가이드를 해주어서 진료실까지 갈 수 있었다.
사실 교수님과의 진료전에는 궁금한 것은 정말 꼬치꼬치 캐물어야지라는 다짐으로 들어갔는데, 진료실의 진지하고 엄격한 분위기 때문에 ‘네’라는 대답만 하고 나왔다. 저선량 폐 CT 검사 결과를 이리저리 확인하던 교수님은
좌측 폐는 두개로 되어 있다. 상엽과 하엽. 상엽에 튀어나온게 덩어리다. 이거는 조직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위치가 중심부라 쉽지는 않다.
다른 약드시는 것 있느냐?
어디 아픈데 없느냐?
조직 검사하면 입원해야 한다.
이런 질문으로 대략 3분 정도의 진료가 끝이 났다.
이렇게 2월 말 조직 검사 예약까지 마치고 집에 왔다. 사실 나는 전날 밤에 네이버 카페 뒤져가면서 이런저런 정보를 검색하면서 조직검사까지 갈수도 있겠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는데, 엄마는 예상을 못해서 그런가 좀 충격을 받으신 것 같았다. 나는 애써 결절있어도 암으로 나타나는 거는 극소수야, 와 그래도 지금이라도 발견되어서 참 다행이야, 대한민국에서 명의로 소문난 교수님인데 어떻게 이렇게 쉽게 예약이 됐지 하면서 긍정적인 말을 했다. 아마 큰 도움은 못 되었을 것이다.
근데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방금 떠오르지 못한 질문들이 갑자기 생각났다. ‘왜 조영제 CT를 하지 않고, 바로 조직 검사로 가자고 했을까?’ ‘그냥 암이 의심되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껄’ 하는 질문들은 네이버 카페 숨사랑 모임에 질문하면 환우분들이 아는선에서 열심히 대답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
일단 조직검사 전까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 일단 소견서부터 찬찬히 훝어보면서 어떤 상황인지 내 스스로가 아는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