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로>
숙소 -> 메데진 남부 터미널 -> (버스) -> 마니살레스
오늘은 메데진을 떠나 마니살레스로 가는 날이다. 원래 2박 3일 정도만 머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메데진이 마음이 들어서 4박 5일을 묵게 되었다. 여행은 여행지보다 역시나 같은 시간을 누구와 보내는 지가 중요한 것 같다. 같은 방을 쓰는 룸메들과 친해져서 메데진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오늘은 나와 콜롬비아 두 모녀, 크리스티나 모두가 메데진을 떠나 서로 다른 길을 간다. 나는 마니살레스로, 크리스티나는 미국으로, 콜롬비아 두 모녀는 삼촌네로 간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호스텔 사람들과 아침식사를 했다.
산드라가 해주는 초코라떼는 남미여행을 통들어 정말 최고였다.
마냥 떠나기가 아쉬워 정들었던 숙소의 사진을 찍는다.
마지막으로 사진을 정말 좋아하는 산드라와 크리스티나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허접같은 사진실력이지만, 그래도 항상 칭찬해줘서 고마워
나는 먼저 숙소를 나섰다. 같이 점심을 먹고 갈까 했으나, 모르는 사람들도 있고,
또 스페인어로 쏼라쏼라하는 자리에 어설프게 앉아있느니, 그냥 작별인사를 하고 가는게 좋을 것 같았다.
굿바이보단 시유레이러
서로 한번씩 포옹을 하고, 그들을 향해 “굿바이”라고 외쳤다.
그랬더니 크리스티나가 “Don’t say good bye”(안녕이라고 말하지마)라며, 노래 가사에 나올법한 말을 한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good bye는 완전히 떠내보낸다는 의미니 좀 섭섭하다는 거다.
그냥 “see you later”(나중에 봐) 하자는 것이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런 말을 들으니 그런것 같기도 하다.
정말 다시 만날 지는 모르겠지만, 영영 떠나보내는 건 아니잖아?
그래서 “씨유 레이러”하고 집밖을 나섰다.
마니살레스행 티켓을 샀는데, 마침 10분뒤에 버스가 있어 바로 탑승을 해야했다.
그런데 웬걸.
이건 내가 생각한 버스가 아니라, 그냥 승합차다.
맨뒤에 앉아서 불편한 자세로 거의 6시간을 달렸다.
오는 길에 안데스 산맥의 아름다움에 완전히 취했으나,
2시간이 넘어가니 안데스건 나발이건 빨리 이시간이 끝났으면 했다.
마니살레스 도착…
저녁 8시가 되어 마니살레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터미널에서 와이파이를 잡아, 부킹닷컴으로 숙소를 예약하고 찾으러 밖으로 나섰다.
와… 근데 아무리 찾아도 숙소가 나오지 않는다 ㅠㅠ
그래서 어떤 지나가는 아저씨한테 물어봤는데, 지도 와는 정반대인 아주 외진데로 나를 데려가려고 한다.
불안해서 “No No”하며 그에게서 떨어졌다.
마니살레스 터미널 근처를 곳곳이 휘저어다니다가, 결국 또다른 아저씨에게 헬프를 쳤는데, 또 다시 그 쪽을 가리킨다. 그리고 자기를 따라오라고 하는데, 일단 한번 믿어보고 가기로 했다.
그를 따라가니, 내가 찾던 호스텔이 딱하고 있는거 아닌가.
알고보니 구글 지도에서 잘못된 정보를 보여줘서 이상한 지도에 위치를 표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ㅠㅠ
알고보니 나한테 길알려준 사람들 다들 제대로 알려준거였는데,
내가 너무 무서워서 그들을 의심한 꼴이 되어버렸다.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니 또 사람이 그립구나!
외로운 마음에 숙소 안에 있는 TV를 켜서 알아들을 수 없는 스페인어로 나오는 헐리웃 영화한편을 봤다.
아놀드 슈왈제네거 형님 리즈시절때 영화를 하고 있었다. 그것도 스페인어 성우 더빙으로 말이다.
전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은근 재미있어 보다가 잠이 들었다.
2015년 12월 11일 마니살레스에서….
굿바이보단 시유레이러, 메데진에서 마니살레스로 가는날! – 10일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