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여행/콜롬비아] 나홀로 마니살레스의 센트로를 거닐다 – 11일차

<이동경로>

센트로 -> 마니살레스 성당 -> 후안발데스 커피점 -> Monumento a Los Colonizadores -> 센트로


은 햇살이 숙소를 훤히 비추고 있었지만, 피곤해서 마냥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고 있다.

역시 장거리 이동을 하고나면 이렇게 피곤하다.


메데진에서 좋은 사람들과 5일동안 먹고 자고 놀고하다가, 

혼자 방구석에 쳐박혀 있으니 기분이 매우 심란하다.

사람이 그립다.

뭐 얼마나 헤어져 있었다고, 이러고 있는가 싶다.

내가 이렇게 외로움을 잘타는 성격이었나?







계속 멍하니 침대에 누워있으며 시간을 죽치다가, 

결국 ‘마니살레스’에서 갈만한 곳을 찾아본다.

마냥 이러고 있을 순 없지!



일단 오늘은 센트로쪽을 둘러보기로 한다.



그 전에 먼저 점심 식사를 하러 나갔다. 

마침 숙소에서 식당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도로변에서 식사를 하는게 참 낯설고 신선하다.











여행한지 거의 10일이 넘어가는데, 아직 빨래를 한번도 안했다. 

가끔 옷깃이 펄럭일 때 마다 나의 본연의 냄새가 느껴진다…


세제를 구하러 마트에 갔는데 세제 사이즈가 너무 커서 살 수가 없었다.

숙소로 돌아와, 직원에서 세제를 좀 줄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우리 세탁서비스를 이용하라고 한다. 

12000페소에 해준다고 했는데, 좀 비싼 것 같아 고민하다가 결국 하기로 했다.



방에 들러서 외출 준비를 한다. 

오늘 날씨는 정말 좋다.


고지대라서 보고타처럼 많이 추울줄 알았는데, 햇살이 따스해서 덥다.


숙소가 터미널 근처에 있는데, 거기에는 케이블카가 지나다닌다. 

편도 1600원으로 센트로를 갈 수 있었다.


콜롬비아와서 케이블카는 정말 원없이 타는 것 같다. 




























센트로에 들어서니 분위기가 확 달아오른다. 

조그만 소도시라고 생각했던 마니살레스지만, 역시나 센트로는 뜨겁다.








온갖상점과 수많은 사람들, 작은 휴양도시로만 생각했던 마니살레스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다.



첫번째로 간 곳은 대성당.(Catedral)




















세계에서 5번째 높은 곳이라고 한다. 


입이 떡벌어질정도로 큰 줄 알았는데,


보통 성당사이즈보다 조금 큰 정도다.




오늘 나의 패션은 모자에 스레빠. 성당 들어가기가 망설여진다.


누구에겐 심히 경건한 장소니 항상 조심해야한다.


예전에 아무것도 모르고 모자를 쓰고 들어가 혼났던 것을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진다.


 




일단 모자를 벗고 들어가서, 멀리서 신도들을 지켜봤다.

이상하게 성당에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기도를 한다.

어렸을 때 교회를 다녔던 기억이 남아서 일 것이다.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 어제 만난 친구들,

그리고 앞으로 나의 여행을 통해 좋은 기억을 많이 가져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다.











성당 위로도 올라갈수도 있다고 했는데, 오늘은 올라가는 입구를 막아놔서 올라가지 못했다.


그 다음에 어딜갈까 하다가, 일단 근처 후안발데스 커피점으로 향했다.


거기가서 시원한 커피를 시키고, 앞으로 여행계획을 세워본다.






콜롬비아는 그저 1주일 짜리용도로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곳이라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내가 총 7개국을 들리는데 80일밖에 시간이 없다. 

그 중 2주를 콜롬비아에 썼으니, 다른 나라를 여행할 수 있는 기간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마니살레스는 내일까지만 있고 바로 칼리에서 에콰도르 키토로 넘어가기로 했다.







둘러보던 중 길이 예쁜 곳이 있어 그쪽으로 발길을 뻗었다.


저 멀리 안데스산맥이 뻗은 것들이 보이고, 구름이 나와 같은 고도에 위치해 있다.


















멋진 풍경이 줄줄이 이어진다. 



그리고 식민지 시절을 추모하는 Monumento a Los Colonizadores 라는 곳에 갔다.



식민지 시절의 아픔을 그린 곳 같은데, 멋진 조각상과 무엇보다 멋진 풍경이 자리한 곳이다.






















@ Monumento a Los Colonizadores, Colombia




Monumento a Los Colonizadores 를 둘러보고, 좀 더 높은 곳으로 가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산비탈에 앉아 경치를 감상하고 있다.



저기 바퀴벌레 한쌍이 보인다.








예쁜 바퀴벌레 한쌍











경치를 계속 구경하고 있는데, 마침 노을이 진다.



구름에 비친 노을이 정말 아름답다.














허기가 져서 근처에 있는 군것질 거리를 찾아 헤맸다.



콜롬비아에 와서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 것보다, 군것질할 때가 더 많다.



더 싸고 맛있고, 다양한 메뉴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쌀과자에 치즈랑 딸기쨈 발라먹는 것 같다.



맛있다.



하지만 허기를 떼우기는 부족하다. 












콜롬비아 길거리를 지나가면 항상 있는 옥수수, 

저건 꼭 먹어봐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맛은 없었다.



배는 불렀지만, 짜고 무엇보다 옥수수가 달달하지 않다.

또한 알이 굵어 잘 씹히지 않는다.

반정도를 먹고나면 이가 좀 아프다… ㅠ








추가로 소세지를 하나 더 먹었다. 

이건 생각보다 짭조롬 하고 맛나다.









해가 다 질때 쯤 다시 센트로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직 여행 10일차니 너무 늦게 싸돌아 다니면 안된다,



내려가면서 본 거리와 사람들도 멋지다.



콜롬비아는 어딜가나 활력이 넘친다. 
















내려가던 도중 이상하게 생긴 건물이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건축미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곳이었지만, 

막상 올라가보니 마니살레스의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








야경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지나가서 깜짝 놀랐다.

저렇게 줄을 매달아 건물을 한번 도는 체험을 한다.

맨 앞에 있는 사람이 하도 겁을 먹어서 모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ㅎㅎ








콜롬비아 야경은 어딜 가든 비슷한 뉘앙스를 띈다.


아경은 메데진은 정말 최고 였고, 그 다음 보고타,



그 다음이 여기다.(그래봤자 세도시 밖에 안감)






















성당 앞에서 거리의 야경을 찍는데, 할아버지가 와서 카메라 집어 넣으라고 한다. 

밤거리는 위험하니 카메라 꺼내놓지 말라는 신호다.

어쩔 수 없이 카메라를 집어놓고 숙소로 향한다.







오늘 길에 케이블카에서 귀여운 두아이를 만났다.


나도 모르게 한국말로 “안녕”이라고 인사했는데 “어~?”이런다.


그래서 “올라”라며 인사를 했더니 반갑게 맞아준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왓츄어 네임” “마이네임이스 페르난다” “오 예스!!” 흥이 많은 아이였다.


케이블카에 내려서도 한참을 뛰어다녀 고생을 했다. 













집에 오는 길에 바나나 2개랑 산다라가 줬던 과일 1개 그리고 맥주 한캔을 샀다.

여행 와서 계속 살이 더 찌는 기분이다.









내일은 커피농장 투어를 위해 오전 9시까지 터미널로 가야한다.

그래서 일찍 눈을 감지만, 길건너에서 들려오는 차 소리와 폭죽 소리 때문에 쉽사리 잠이 들지 못했다.



나홀로 마니살레스의 센트로를 거닐다  – 11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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