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15년의 마지막 날이다.
여러모로 2015년은 뜻 깊다. 내가 그렇게 손꼽아 기다리던 전역의 해였기 때문이다.
늦은 나이에 입대해서 어떻게든 빨리 전역했음 좋겠다고 바랐는데
그런 2015년도 벌써 끝나가고 있다.
‘시간 참 빨리간다’
별탈 없이 한해가 갔다는 것이
아쉽기도하고, 또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Mundia city 조식
내 살아생전 이렇게 맛있는 조식은 처음 먹어 본다..
여러모로 mundial city는 나에게 감동을 준다.
C가 과야킬 시내를 한번도 구경하지 못했다고 해서, 오늘은 과야킬 시내 구경에 나섰다.
오늘 시내에 나간다고 하니, 호스텔 주인이 말레콘에서 불꽃놀이를 한다는 꿀팁까지 주었다!
예전에 이구아나 공원에 처음왔을 때는 정말 신세계였다.
‘ 아니 어떻게 이구아나가 공원에 있는 거지!’
하지만 갈라파고스를 경험하고나서부터는, 조금 무뎌진 기분이다.
오히려 이 공원안에 갇혀있는 이구아나들이 좀 불쌍해 보이기도 했다.
이구아나 공원을 둘러보고, 우리는 말레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와 근데, 연말이라 축제를 하려는 건지 수많은 인파에 정신이 없었다.
거리 곳곳에서 행사가 진행이 되고 있다.
여기도 어김없이 인형들이 놓여져 있다.
오늘 밤에 액운들을 함께 담아 싸그리 태워질 것들이다.
확실히 시내에서 하는 거라, 인형의 크기도 크다.
불꽃놀이는 저녁 쯤 시작한다고 해서, 말레콘에 있는 식당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며 기다렸다.
날씨가 더워서 맥주한잔을 사서 먹었다.
끌룹맥주.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다들 좋은 자리를 잡으려고 저러나 보다 싶어 우리도 슬슬 강가로 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꽤 괜찮은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
강에 배 몇개가 유유히 돌아다니더니, 갑자기 폭죽이 터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선 상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것은 처음본다.
강위에서 하니, 폭죽의 모습이 반영이 되어 더 아름답게 보인다.
생각보다 다양한 폭죽들이 계속 나왔다.
폭죽 놀이는 거의 40분간 진행되었고, 넋 놓고 하늘만 바라봤다.
폭죽 놀이가 끝나고, 다시 시내로 가보았다.
거리에 공연들이 한창이어서, 거리는 완전히 축제분위기다.
거리에 모인 인파들로 걸어다니기가 힘들정도다.
밤이 깊어지면서, 점점 더 축제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에콰도르 과야킬 연말 축제 현장>
하지만 오늘 저녁에 수리엘 과족과 함께 인형들을 태우자고 해서, 버스를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에서 조금 쉬고 나오니, 거리는 벌써 인형 태우기 준비에 한창이다.
저 인형 무더기 속에 어제 우리가 샀던 핑크팬더 인형도 있다.
그리고 2015년 12월 31일 23시 59분이 지나가는 순간!
저 인형들을 불태우기 시작한다.
인형 불태우기는 에콰도르의 새해맞이 풍습인데, 인형에 액운을 담아 태워버리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저렇게 인형만 태우는게 아니라 사방 곳곳에서 폭죽과 화약을 터뜨린다.
어찌보면 전쟁이 난 듯하고, 온동네가 폭죽 소리로 요동친다.
귀여운 수리엘은 엘사 옷을 입고 폭죽 놀이를 즐기고 있다.
에콰도르 새해맞이 행사 동영상은 아래 동영상을 보면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침 오늘 수리엘의 누나가 생일이어서, 연말 행사가 끝난 후 숙소 주인분들은 우리를 생일 파티에 초대해주셨다.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
너무 맛있어서, 주인 아주머니께 ‘Muy Rico! (정말 맛있다!)’라고 하니
아저씨가 ‘여기 우리가 집에서 키우고 있는 대마초가 들어있다’라고 순간 믿을 뻔 했다.
가족들이 모여 생일을 축하하고 있다.
아버지가 제일 신나신 듯하다.
저렇게 악기 까지 가져오셔서 연주를 하신다.
장난을 좋아하시는 아버지.
전화하고 있는 딸 앞에서도 열심히 탬버린을 두들 기신다 ㅎㅎ
그렇게 새벽 2시가 넘도록 mundial city 가족들과 생일파티를 하고,
숙소에 들어가서 바로 자기 아쉬워서 영화 한편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남미 여행 30일차, 2015년 12월 31일,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글이 재밌거나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 또는 덧글 남겨주시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