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씨의 남미 여행 45일차 이동 경로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 -> 이드로 일렉트리카 ->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 숙소 -> 마추픽추 버스티켓 판매소 -> Chifa 음식점 -> 숙소
@ 숙소에서 제공해준 아침 식사
오늘은 드디어 마추픽추를 가는날!
‘남미 여행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라는 질문을 했을 때 아마 가장 많이 나오는 답변이 마추픽추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추픽추는 남미 여행에 있어 상징적인 존재다. 그도그럴 것이, 마추픽추는 한국에서 하는 미스터리나 여행 다큐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소재이고,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장소기 때문이다.
오늘 드디어 어릴적 호기심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했던 마추픽추에 간다! 엄밀히 말하자면, 오늘은 마추픽추 근처에 있는 ‘아구아스 칼리엔테’라는 마추픽추 아래에 있는 작은 마을에 묵고, 내일 오전에 마추픽추로 오를 것이다.
내가 마추픽추로 가는 코스는, 투어사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아마 가장 저렴한 상품 중 하나일 것이다. 그만큼 가는 길이 귀찮고 빡세다. 물론 기차 없이 차와 도보로만 이동하는 코스다. 일단 전체적인 여정은 아래와 같다.
전체적인 여정 : 버스 및 도보 이동
쿠스코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이드로일렉트리카(Hidroelectrica)라는 곳까지 버스로 이동한다. 소요시간은 약 7시간 정도. 그런다음 이드로 일렉트리카에서 아구아스 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라고 불리는 작은 마을로 철길을 따라 3시간 정도 걸어서 이동한다.
먼저 이 방법의 장점은 싸다. 투어사가 제공하는게 단순히 이드로일렉트리카까지 왕복하는 버스밖에 없기 때문에, 50에서 70솔 정도면 된다.
단점으로는 가는 길이 매우 험난하다. 일단 차가 말도안되게 비틀어진 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이걸 7시간 정도를 버텨야 한다. 더군다나 고산지대라 고산 지대기 때문에 쉽게 멀미와 구토증세가 올 수 있다. 그리고 길도 매우 좁고, 산길이라 자칫 사고가 나면 얄짤없이 하늘나라다. 또한 철길을 따라 걷는 코스 또한 순탄하지만은 않다. 가다보면 다리 위에 철길을 만들어 놓은 곳이 있는데, 발을 조금만 헛디디면 다리가 빠질 염려가 있다. 더군다나 뒤에서는 페루 레일이 이따금씩 다가 오는데, 이게 이어폰을 끼고 있거나 주변 풍경을 보다가 정신을 놓으면 잘못하다가는 기차에 치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이어폰으로 노래를 듣다가, 뒤에서 기차가 오는 줄도 모르고 걷는 사람을 봤다. 물론 기차가 경적을 엄청 크게 울려서 그 사람은 피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걷는걸 좋아하고 사고 없이 안전하게 다녀와서 좋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추천하는 루트는 아니다. 그냥 돈 좀 더(?) 내고 기차타고 오는 게 시간도 아끼고, 더 안전하다. 만약 정 ‘도보 및 버스 코스’를 가겠다면, 긴장타고 조심히 가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어느정도 몸이 고생하는 것도 염두해둔다면 페루레일이 주지 못하는 새로운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마추픽추로 가는 12시간의 여정
오전 7시 쯤 투어사 앞에서 버스가 출발한다고 해서, 6시 50분 쯤 미리 나가 있었다.
그런데…. 40분이 넘도록 버스가 안오고 있다.
거의 7시 45분쯤이 되어서 이드로 일렉트리카에 가는 버스에 탑승했다.
7시간 정도 걸리는 긴 여정이 될텐데, 부디 멀미를 안하기를 !!
내가 탄 투어버스의 내부 모습.
같이 탄 일행들은 아르헨티나에서 여행온 대학생들 그리고 멕시코에서 온 여행객이다.
투어 버스에 기사의 개인짐이 어찌나 많은지 발디딜 틈이 없었다 ㅠㅠ
3시간 정도를 달려서, 중간에 휴식시간을 가졌다.
여기저기서 온 투어버스로 인해서 휴게소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간략하게 간식을 먹고 화장실을 다녀온 다음 다시 버스에 올랐다.
가는길이 무척 험난한데, 경치는 정말 장관이다.
마치 다른 세계에 온것 같은 풍경이 계속 펼쳐 진다.
아쉽게도 자리가 좋지 않아서,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다….
투어 버스가 가는길은 매우 험한 산길이다.
어떨땐, 산에서 내려온 물이 모여 천으로 변해버린 곳 까지 지나간다.
이런 험한 길을 자전거로 타고 가는 무리들도 보인다.
그렇게 정신없이 흔들리는 차안에서 창밖을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후진하는거 아닌가!!!
놀란 기사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밝고, 사이드를 잠궜다.
아무래도 차에 문제가 생긴 듯하다.
운전기사가 열심히 손을 보는데, 전혀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차가 고쳐질때 까지 밖에서 거의 40분이 넘게 대기를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비가 오기 시작한다…
결국 차를 고치지 못해서, 뒤에 오는 차를 빌려탔다.
심지어 자리도 없어서, 그냥 차 바닥에 앉아 두시간을 더 갔다….
중간에 허리 아파서 고생 좀 했다 ㅠㅠ
그래도 차 수리하면서 멕시코 여인과 대화를 나눴는데,
멕시코에 오면 꼭 가보라고 여행지를 알려주었다.
@ 이드로일렉트리카
거의 오후 4시가 되어서 이드로일렉트리카에 도착했다.
여기서 내리면 그냥 저 철길 따라 무작정 걷기만 하면된다.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아구아스 칼리엔테로 가는 길에 본, 바나나 나무
마치 군대에서 행군하듯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앞사람만 따라가고 있다.
그런데 가라는 철길은 안가고, 이상한 길로 사람들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지름길인가?’
일단 따라가본다.
그건 지름길이었나 보다.
또 다시 철길이 쭈욱 이어진다.
중간에 커피콩 나무도 봤다.
콜롬비아에서 커피투어를 하지 앉았다면, 커피열매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보시다시피 길 자체에 돌이 많아서 발을 계속 접지르게 되었다.
결국 철길 위를 밟으며 갔다.
가면서 무시무시하게 휘몰하치는 계곡을 만났다.
물이 정말 겁나게 흘러간다.
강을 건너는 다리.
철길 옆에 사람이 지나갈 수 있게 철판으로 길을 만들어 두었다.
2시간이 넘어가면서 약간 멘탈이 나가기 시작한다.
짐이 조금만 더 무거웠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그래도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내가 바라보는 산 중 하나의 봉우리에 마추픽추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분좋은 상상을 하면서 아구아스 칼리엔테스로 향했다.
주변 경치을 구경하며 멍하니 걷던 중 갑자기 페루레일이 경적을 울리며 나타났다.
페루 레일을 타고 편하게 가는 사람들이 부러웠는데,
한편으로는 스쳐지나가는 풍경들을 천천히 감상하며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중간 중간에 나무로 만든 다리가 있는데, 여기는 좀 위험해 보였다.
발을 조금이라도 헛디디면 저 아래로 떨어질지도 모른다.
레일을 이용해 나무를 옮기는 사람들.
해가 지고, 달이 조금씩 모습을 보일 무렵.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유후!
거의 오후 7시가 다되어서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 도착했다.
길고 긴 여정이었다.
마추픽추로 가기 위해 꼭 들러야 하는 마을인 만큼,
생각보다 사람들도 많았고, 잘 꾸며져 있었다.
숙소는 도미토리 룸에서 묵었다.
근처 음식점 냄새가 조금 나는것빼곤 괜찮은 호스텔이다.
그런 다음 내일 마추픽추로 가는 버스를 구매하기 위해, 버스 티켓 판매소에 갔다.
저곳에 가면 마추픽추로 가는 버스표를 구매할 수 있다.
왕복과 편도가 있는데, 나는 내려올 때는 걸어서 오고 싶어서 편도로만 구매했다.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는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많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몇개 사서, 다시 시내 구경을 하러 나섰다.
확실히 관광도시라 그런지, 위험한 느낌은 없다.
저녁은 근처에 있는 치파(Chifa)음식점에서 볶음밥을 시켜서 먹었다.
내일 마추픽추로 가는 버스는 5시 반이 첫차니깐 5시에는 나가야한다 고로 4시반에는 일어나야한다.
드디어 마추픽추가는구나~
다음날 마추픽추 여행기 : 도장찍듯 스쳐지나간 마추픽추
글이 재밌으셨다면 덧글과 공감 남겨주시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