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꼴까캐년 투어가 많이 힘들었는지 저녁 10시부터 한번도 안깨고 잠을 잤다.
일어나니 오전 7시였다.
씻고나서 호스텔에서 제공해준 조식을 먹었다.
이 호스텔이 매력적인 점은 이렇게 테라스에서 조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3일간 잘 묵었던 Le foyer호스텔,
오늘은 아레키파를 떠나 푸노로 향한다.
푸노로 가는 차는 밤에 있어서
호스텔 직원에게 짐을 맡기고 마지막으로 아레키파 시내 구경에 나섰다.
아르마스 광장에 갔는데, 화려한 색으로 된 옷을 입고 계신 아주머니가 귀여운 새끼 알파카 한마리를 데려왔다.
알고보니 알파카랑 같이 사진을 찍으면 돈을 받고 그랬다.
아르마스 광장에서 나와 어제 한국인 연인이 알려준 시장에 가보기로 했다.
산 카밀로 시장(San Camilo)이라는 곳인데, 위치는 아래와 같다.
산 카밀로 시장, 아레키파의 재래시장이다.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들어가자마자 수많은 과일들이 나를 반긴다.
남미의 과일은 정말 다양하고, 맛있다.
저 바나나는 남미 여행할 떄 거의 매일 먹다시피했다.
중간에 끼니를 거르게 되면, 바나나로 보충하곤 햇으니 말이다.
결국 여기서 푸노로 가는 버스 안에서 먹을 바나나를 샀다.
물론 산 카밀로 시장에는 과일 말고도 다양한 먹거리들을 판다.
감자도 팔고
생선과 닭 그리고 돼지까지 식탁에 오를 수 있는 웬만한 먹거리는 다 파는 것 같다.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세비체 코너였다.
일단 현지인들이 많다는 것에서, 나의 관심을 끌었다.
나도 점심을 떼울겸, 여기서 세비체하나를 시켜서 먹었다.
주문 하는데, 소통이 안되서 좀 고생을 했다.ㅜㅜ
피우라 이후로 세비체는 두번쨰로 먹는 것이다.
특유의 시큼한 맛때문에 잘 먹지 않게 되었는데, 그래도 먹다보니 나름 적응이 되어가는 것 같다.
세비체를 먹고 주변에 있는 과일쥬스 판매점으로 갔다.
여기는 가게 주인들이 정말 많다.
그래서 경쟁도 치열한데,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그냥 가장 모퉁이에 있는 아주머니께로 갔다.
시원하게 한잔 들이키니, 아주머니가 쥬스를 더 채워주셨다 !
산 카밀로 시장 구경을 마치고, 그냥 정처없이 걸었다.
이젠 뭐 딱히 보고 싶은 것도 없고, 봐야할 것도 없다.
버스 출발 시간까지 못가본 아레키파 거리 이곳 저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걷다가 시장에서 꽃보다 남자 포스터를 보게 되었다.
남미 땅에서 꽃보다 남자를 보게 될 줄이야….
마냥 싸돌아다니면서,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아레키파 주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누군가는 자신의 가게를 차려서 물건을 팔고, 또 누군가는 자신의 몸에 옷을 걸고 파는 사람도 보였다. 수많은 옷걸이 무게로 인해 자신의 옷이 축 늘어남에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사람. 그 사람을 보며 28년을 한곳에서 장사를 해낸 우리 엄마가 생각났다. 그렇게 엄마가 고생을 했으니, 내가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 여행을 하고 다니지…. 나의 몸과 정신은 28년간 어머니가 팔아온 과자들로 이뤄진 것이다.
그렇게 아레키파 시내에서 일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뜬금없이 내가 살아온 환경에 대해 무한 감사를 느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덧 아레키파 외곽쪽으로까지 가게 되었다.
다리를 건너면서 저 멀리 우뚝 솟은 미스티 화산을 바라봤다.
어제 저기를 올라갔다 왔다는게 신기할 정도로, 높히 솟아있다.
아레키파 시내에서 떨어진 이곳은 확실히 시내와는 다른 모습을 띄고 있었다.
인적도 드물고, 상점도 거의 없었다.
조금 위험하다고 느껴져서 계속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걸었다.
그렇게 거리를 정처없이 돌아다니다가 다시 시내로 돌아갔다.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아레키파 익스프레스에 들렸다.
여기 햄버거는 정말 끝내준다.
햄버거를 먹고 나서, 숙소에 가서 다시 짐을 찾았다.
숙소에서 잠깐 푸노에 대해 검색을 하고, 짐을 챙겨 아레키파를 떠났다.
2017년 1월 22일
남미여행 51일차
페루 아레키파를 떠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