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으러 시내로 나갔는데, 우연히 퍼레이드를 보게 되었다. 몇주간은 계속 이렇게 축제를 한다고 한다.
알고보니 동정녀 깐델라리아(Virgen de la candelaria)를 기리기 위한 푸노의 대축제라고 한다. 깐델라리아 성모 대축제는 페루, 볼리비아, 칠레,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등 남미 전역에서 한다고 하는데, 특히 티티카카 호수 주변에서 성대하게 거행된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동정녀 깐델라리아는 성모 마리아와 비슷한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동정녀 깐델라리아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은 故유영권님의 포스팅을 참고하였다.
동정녀 깐델라리아 신앙은 스페인 침략군이 들어오기 전 부터도 이미 안데스의 토착 신앙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잉카 시대 이전에 안데스에서 널리 숭배되던 와리(Huari) 신이 어느 날 우루-우루 족이 태양신을 섬기는 것을 보고 노하여 뱀과 거대한 개구리와 괴물 도마뱀을 차례로 보내 괴롭히지만, 어떤 공주가 출현하여 이를 진압하고 도마뱀 머리에 십자가를 꽂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결국 스페인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토착 종교의 전설을 가톨릭에 접목시키기 위하여 가톨릭의 성모마리아와 비슷한 형태의 동정녀 깐델라리아를 끌여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떻든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푸노의 대축제도 주변 안데스의 많은 의식이나 축제와 마찬가지로 안데스의 토착종교를 가톨릭 형식에 맞춰 적절히 변화, 보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축제는 전야제, 길거리 퍼레이드, 경기장 경연 대회, 그리고 하이라이트인 깐델라리아 성모상 퍼레이드로 나뉘어 진다고 하는데, 오늘 우연히 보게된 행사는 길거리 퍼레이드 였다.
원주민들이 전통 악기를 연주하며 푸노 시내를 지난다.
전통악기의 경쾌한 리듬에 맞춰서 거리에 흥이 점점 달아오른다.
그 뒤로는 또 다른 팀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 팀은 모자에 화려한 색으로 장식을 하고 차분히 거리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그 뒤로 또 새로운 팀의 행렬이 이어진다.
이 팀은 악기 연주와 춤을 동시에 진행하며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선두에 있는 여인들이 원주민의상을 입고 장단에 맞춰 춤을 추며 지나간다.
춤을 추면서 몸의 율동에 맞게 원형의 치마가 펼쳐지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뒤에서는 타악기와 피리 비슷한 악기로 거리의 흥을 돋운다.
연주자들끼리 서로 합을 맞추기 위해 눈을 바라보는 모습
우리나라 상모돌리기가 생각나는 역동적인 춤!
화려한 원반 끝에 새의 깃털로 장식했다.
춤을 추는 사람들이 일제히 치마폭을 돌리는데,
뱅글 뱅글 돌아가는 치마폭이 정말 예쁘다.
우연히 시내나갔다가 정말 좋은 구경하고 간다.
2016년 1월 24일 페루 푸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