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자 비자 신청을 마치고, 영사관 근처에 대학교가 있어서 들어가보았다.
푸노 알티플라노 국립대학교(Universidad Nacional del Altiplano de Puno)라는 곳인데, 페루의 대학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대학교는 푸노 알티플라노 국립대학교는 영사관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알티플라노(altiplano)는 한국말로 번역하면, ‘고원’에 해당하는데,
푸노의 높은 해발고도(3,827m)위에 지어진 대학교라서 붙혀진 이름인듯 하다.
말그대로, 하늘과 정말 가까운 대학교였다.
캠퍼스 자체가 넓어서 그런지, 학생들로 북적북적한 느낌은 없었다.
건물 들 대부분이 현대식 건물로 되어있어서, 최근에 지어진 대학인줄 알았지만,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1856년에 만들어진 대학이라고 한다.
아마 최초의 대학에서 이전을 했거나, 건물 개보수를 통하여 예전의 모습을 많이 잃어간 듯 하다.
물론 내가 찾지 못한 어디인가에 옛날식 건물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
생물학과 건물인듯 하다.
같이있던 C는 생태학을 전공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 건물에 호기심을 보였다.
그래서 한번 들어가보기로 했다.
학교에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이 없는 듯 했다.
교실이 조용했다.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생물학과를 지키던 경비아저씨가 다가왔다.
그러더니 우리에게 생물학과 건물 곳곳을 소개해주겠다며 따라오라며 손짓했다.
경비원 아저씨는 우리는 이곳 저곳에 데리고 다니면서 생물학과에 비치된 화석이나, 식물 그리고 곤충 박제 등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물론 스페인어라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설명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마치 교수님이 설명을 해주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하도 설명을 잘해주셔서, ‘어떻게 본업도 아닌 분야를 이렇게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의아했다.
알고보니 이분은 알티플라노 대학에서 꽤 오랜시간동안 근무를 하셨고,
호기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공부를 해왔다고 한다.
식물 공부를 하는 학생이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경비원 아저씨는 이것 외에도 푸노의 티티카카 호수에서 나오는 갑각류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었다.
‘티티카카 호수에도 조개가 있었던가?’
알고보니 티티카카 호수는 남미 대륙이 융기할 때 엄청난 양의 바닷물과 바다 생물이 함께 융기해 약 1억 년 전 안데스 산맥에 갇히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티티카카호수에서는 아직도 해양생물이 잡히고 인근에 해안선의 흔적과 조개껍질 화석이 발견된디고 한다.
경비원 아저씨는 우리를 박제실로 데려다 주었다.
박제실에는 새, 물고기, 그리고 곤충 박제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곤충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신 아저씨.
경비원 업무를 하면서, 한편으로 이렇게 공부를 해오신 아저씨가 정말 대단할 뿐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들도 보여주셨다.
생물학 관련 논문을 자필로 쓴 과제.
친절한 경비아저씨 덕분에, 생물학과 건물 구경을 알차게 했다.
개인적으로, 아저씨의 왕성한 호기심과 친절함이 나에게 적잖은 자극이 된 것 같다.
2016년 1월 25일 페루 여행 54 일차
페루 푸노, 알티플라노 국립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