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이며 고통스러운 기억은 그것이 망각되었다 할지라도 마음속 깊은 곳에 그대로 남아 질병
을 생기게 한다'
- 프로이트 정신분석학 이야기
프로이트는와 융은 어렸을 적 받은 트라우마가 지속적으로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즉 과거의 트라우마(trauma)는 지속적으로 현재 그리고 미래의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들러는 이러한 프로이트와 융의 원인론을 전면으로 부정하고, 목적론을 주창한다. '미움받을 용기'는 이러한 아들러의 사상을 가진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로 이루어진 책이다. 플라톤의 '대화'형식을 빌려 아들러의 사상을 깊게 파고들고,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질문에 대해 속속들이 답을 해주고 있다.
원인론 그리고 목적론
목적론에 따르면 현재의 행동양식은 자신의 특정한 목적에 이루어지는 것. 즉 비행청소년의 경우 아버지의 심한 학대를 원인으로 보는 것은 프로이트와 융의 관점이고, 아들러는 이를 완전히 다르게 해석한다. 즉 아이가 삐뚤어지는 것은 과거 부모행위에 대한 '복수'를 목적으로 하기에 이루어지는 행위라 보고 있다. 원인론은 사람의 현재를 스토리 형식으로 묶어서 과거에 이런일이 있어 현재의 행위를 정당화하는데, 이는 결국 현재를 과거에 옭아묶는 것과 같다. 하지만 목적론을 중심으로 생각하게되면 자신이 목적하는 바를 바꿀 수 있기에 과거 그리고 미래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과제의 분리 그리고 미움받을 용기
아들러는 인간관계의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고로 인간관계에서 사람은 행복할 수 있고, 반대로 불행해 질 수 있다. 즉 아들러는 인간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보았는데, 이런 인간관계의 시발점을 바로 과제의 분리로 보았다. 과제의 분리란 어디까지가 나의 과제이고, 타인의 과제인지를 구분하고 선을 그을 줄 아는 것이다. 예를들어 나의 소신을 발언했을때, 그 소신을 들은 어떤이가 기분이 나쁜 것은 그것은 타인의 과제이다. 즉 그 사람이 기분나쁠까봐 나의 소신을 말하지 못하는 것은 나의 과제를 넘어서 타인의 과제까지 고민하는 상태인 것이다.
아들러가 과제의 분리를 인간관계의 출발점으로 정한 것은 바로 사람들이 인정욕구에 휩싸여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한 다는 점에서 일 것이다. 우리는 부모님, 애인 그리고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알게 모르게 그들로 부터 인정을 바라고 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켜드리고, 안정된 직장을 잡아 친척들의 존경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타인의 기대 같은 것은 만족시킬 필요가 없다'며 강하게 주장한다. 그리고 유대교의 교리를 소개하는데
"내가 나를 위해 내 인생을 살지 않으면, 대체 누가 나를 위해 살아 준단 말인가?"
우리는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너무 많은 자유를 저당잡히며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주체는 '나'이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주체이다. 아들러는 관계를 맺는데 있어 이러한 과제의 분리가 전제 되지 않으면 인간관계가 불행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기수용, 타자신뢰, 타자 공헌
아들러는 과제의 분리 이후로 3가지 키워드를 더 내세웠다. 그것은 바로 자기 수용, 타자신뢰, 타자 공헌이다. 즉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수용하고 이는 타자와의 관계를 맺을때 상대방과 수평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돕는다. 그리고 타자와의 관계를 맺을 때 상대방을 무조건 신뢰해야한다고 말한다.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면 인간관계에서 회의감을 유발시키고, 이는 곳 불행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신뢰감을 바탕으로 타자에게 공헌하고, 그것으로부터 나오는 '타자공헌감'으로 자신의 소속감을 확인하고 자신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맺으며...
미움받을 용기는 머리속에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구체화 시켜놓은 책이다. 특히나 앞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도 부모님의 의견과 나의 의견의 대치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런 부분에서 나에게 큰 용기를 실어주기도 한 책이다. 또한 나의 인간관계를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과학보다는 사실 주관적 가치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한 부분이 많다. 때로는 종교적이라고 느껴질때가 있다. 타자 신뢰라는 부분은 아직까지 어려운 부분이 많다. 어디까지 경계를 그어야 할지 모르겠고, 워낙 주관적인 것이라 뚜렷한 기준도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신뢰한다고 신뢰가 될 수 있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이 정말 강력한 것은 이책을 통해 내 삶을 바라보는 시각에 크진 않지만 약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매우 주관적인 거라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심리학에 한번 관심이 있다면 프로이트와 융과 함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아들러의 철학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네이버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