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여행 23일차
갈라파고스 이사벨라 섬 여행
아침에 일어났는데, 오늘은 투어 일정도 없어서 그냥 더 잤다.
아침 9시쯤 일어나 샤워를 하고 슬슬 정리를 시작했다.
2박 3일간의 이자벨라 투어의 마지막 날이다.
이사벨라섬을 떠나기 위해 짐을 정리하고,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투어할때는 식사비용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사비로 밥을 사먹어야 한다.
빵이랑 우유로 배를 채우러 빵가게에 들렀는데, 엠빠나다 같이 생긴 빵하나 가격이 7달라란다.
그렇게 계속 식당을 뒤지다 좀 허름해보이지만, 친절해보이는 아주머니가 있는 가게를 택했다.
거기서 어쩌다 맞은 편 테이블에 있는 미국인 여인, 알렉스를 만나서 아침을 함께 했다.
갈라파고스에서 영어 교사를 하면서 2달째 거주 중이라고 하는데, 진짜 부러웠다 ㅠㅠ
미국인들은 모국어가 영어라는 이유로 참 많이들 벌어먹고 산다.
남미 여행하면서 영어 교사를 하고 있는 미국인들을 정말 많이 보았다.
위 사진에 있는 메뉴는 알렉스가 추천해준 메뉴였는데, 개인적으로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점심을 먹고, 자전거를 2시간 정도 렌트하기로 했다.
1시간에 3달러랬는데, 2시간해서 총 5달러에 해달라고 했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가다보니 2일전에 갔던 플라멩고 밥먹는 곳이랑, 거북이 생태장도 나왔다.
자전거로 이렇게 쉽게 오니 허무하다. 차라리 자전거 타고 둘러보는 게 나을뻔 했던 투어다.
호기심에 한번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옛날 어릴적 자전거를 타고 이리저리 둘러보곤 했는데, 마치 그때의 기분이다.
정말 기분이 좋다. 길가에 아무도 없어 노래를 불러본다.
근데 길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었고,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서 그냥 다시 돌아왔다.
자전거를 반납하기 전에 이사벨라섬 선착장 근처에 가서 놀았다.
가보니 바다사자들이 진짜 많았다.
갈라파고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벤치에는 항상 이렇게 바다사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귀욤 귀욤.
얼굴만 봐도 마음이 편해진다.
근데 얘네들이 은근히 포악하다.
사람이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입을 딱 벌리고, ‘꽤액’ 하고 소리를 지른다.
낮잠을 저렇게 달게 자는 동물이 있을까?
자전거를 타러 다시 자전거 근처에 갔는데, 가보니 이구아나 한마리가 있었다.
자전거 옆을 서성거리다가, 유유히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
바다사자가 만들어 내는 기하학적 풍경 <대칭>
바다사자가 만들어 내는 기하학적 풍경 <비례>
저기 멀리서도 한마리 자고 있다.
철퍼덕! 엎드려서 자는 바다 이구아나.
얘는 좀 컸다.
2시간동안 자전거를 타고 다시 숙소에 들어왔다.
해먹에 누워 어제 만났던 중국인 친구에게 추천할 한국 노래와 영화 리스트를 작성했다.
같이 친해지고 싶어서 더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투어에 가서 돌아오지 않는다.
결국 만나지 못해서, 호텔 직원한테 따로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대망의 보트를 타러 선착장으로 향했다.
일부러 멀미약은 반알만 먹었다. 이사벨라 섬에 올때는 한알을 다 먹긴 헀는데, 후유증이 좀 오래갔다. 그래서 반알을 먹기로 한 것이다.
오늘 탈 배는 예전 배보다 조금 더 컸다.
예전 배 상태에 비하면 그래도 좀 더 안정감이 있어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배에서 잠을 자는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30분이나 잠을 잤다.
그만큼 편하게 산타크루즈에 도착했다.
내려서 숙소를 구하러 폴과 같이 갔는데, 방이 하나밖에 없어 나는 근처 숙소를 뒤졌다.
어떤 호스텔에 가서 흥정을 시도했더니, 그냥 꺼지랜다. ㅅㅂ.
근처 호스텔에 갔는데, 정말 친절했다. 근데 여기 너무 습하고 덥다. 20달러지만, 이래도 되는거야?
내가 묵을 곳은 도미토리다.
근데 마침 방에 아무도 없어서 혼자 방을 쓸 수 있었다.
저녁은 폴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폴이 아는 곳이 있어서 가봤는데, 햄버거가 갈라파고스 치곤 가격도 꽤 저렴했고, 맛있었다.
며칠 째 폴이랑 같이 다니다 보니, 영어로 대화하는 게 많이 늘고 있는 것 같다.
내일은 라스그리에타스에 갈 것 이다.
아마 산타크루즈에 하루 더 머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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