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의 콜롬비아 보고타 여행:: 보고타 마지막날, 보테로 미술관 및 시내 구경 – 5일차
<이동경로>
숙소 -> 보테로 미술관 -> MUSEO NATIONAL -> 시내구경 -> 버스터미널 -> 메데진으로 이동
5일째 같은 옷을 입었더니 점점 옷에서 냄새가 난다.
남미는 더운 날씨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했기에, 주로 반팔 위주로 배낭을 꾸렸다.
이제 오늘 저녁 보고타를 떠나 조금 낮은 지대인 메데진으로 갈 것이다.
원래 메데진을 일정에서 빼려고 했는데, 어제 만난 마리오의 강력 추천으로 가기로 결심했다.
아마 미녀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단 오늘 갈 보고타 여행지는
보테로 미술관, Chorro de Quevedo(그래피티 골목), National Museum of Colombia 을 끝으로 보고타와는 안녕이다.
아침에 일어나 짐을 싸고 숙소에 맡긴 후, 보테로 미술관으로 향했다.
막상 보테로 미술관에 도착하니,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픈이라고 한다.
30분정도 시간이 있어서, 박물관 주변 골목 구경을 하고 미술관에 입장했다.
입장료는 무료!
평소 나는 미술관가는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미술관, 박물관은 20분만 지나면 지루해지기 십상인데,
보테로 미술관은 꽤 신선했다.
풍부한 질감으로 사물과 사람을 그려낸 것이 눈길을 끌었고,
그림 외에 조각 또한 재밌는 것이 많았다.
보테로 미술관 구경을 마치고,
마침 근처에 chorro de quevedo 라는 곳이 있어 그리로 향했다.
센트로 그래비티로 유명한 곳인데,
멋진 벽화가 인상적인 콜롬비아에서 한번 가볼만한 곳이라 생각했다.
음… 무슨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아무튼 여기 근처에는 멋진 벽화들이 많았다.
쉬면서 배좀 채울겸 주변에 있는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시켰다.
샌드위치와 커피를 먹으며,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역시나 동양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직 서양인과는 소통이 좀 어색하다.
그래피티 골목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벽화
무슨 사진 걸어놓은줄…
골목의 색감과 다양한 벽화가 있어 멋있긴 했지만,
생각보다 짧아서 아쉬웠다.
중간에 치차(Chicha)가게가 있어 한번 들러보았다.
치차는 중남미에서 옥수수를 발효해서 마시는 음료수인데,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오 이런…
새큼한 맛이 정말 강한데, 너무 새로운 맛이라 설명이 안된다.
적응 안되는 맛이다.
치차를 마시고, 센트로 쪽으로 걸었다.
수많은 여행책자와 블로거들이 극찬하는
Crepes & Waffles(크레페엔와플즈)를 점심으로 떼우러 갔다.
어떤 걸 시켜야 할지 몰라 까페라떼와 와플에 뉴텔라를 바른 것을 시켰다.
와우
달디 달다.
빵이 매우 촉촉하고 달콤하다.
다른 메뉴도 정말 맛있다고 하는데, 다음에 먹어봐야겠다.
까페에 앉아 쉬다가, 마지막으로 국립 콜롬비아 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친절한 안나와 마리오가 어제 저녁에 페이스북 메시지로 가보라며 추천해준 곳이다.
국립 박물관에 가면서 만난 풍경들.
콜롬비아에 있다보면, 가끔 여기저기서 펑하는 소리가 난다.
오늘도 가다가 이런 소리가 나서,
‘어디서 총격 사건이 벌어졌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거리 곳곳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거라한다.
국립 콜롬비아 박물관
콜롬비아의 역사를 예술품을 통해 들여볼 수 있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보테로의 어두운 작품인데,
항상 밝고 유머러스한 작품만 보다 이런 작품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역시 30분 넘어가면 지루하다.
마침 떠날 시간이 가까워져, 다시 숙소로 향했다.
보고타와의 마지막 식사는 공원에서 피자랑 맥주먹기.
센트로쪽에 큰 가게가 있어 피자 1조각을 샀다.
근데 겁나 큼….
공원에서 피자랑 맥주를 먹으며,
보드를 타는 친구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떤 외국인이 다가오더니, 나에게 말을 거는 것이 아닌가?!
인상 좋은 콜롬비아 친구였는데,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스페인어가 안되서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스페인어 어플을 들이밀며 좀 쳐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 녀석이 친 문장을 하나하나 해석해보니
대략 이런 문장이었다.
“혹시 동성연애에 관심있니?”
오 마이 갓.
정말 당황스러웠지만,
나는 “NoNo. Yo Mucho me gusta mujer”
(아니 나는 여자를 무척 좋아해)
라고 어렵게 말했더니, 쿨하게 자리를 뜬다.
주말이라 그런지, 거리에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동양인이 신기한지, 나를 대놓고 신기하게 쳐다보는 사람도 많다.
아직은 이런 시선이 부담스럽다.
저녁이 되어 숙소에서 짐을 찾고, 터미널로 갈 채비를 했다.
도로에서 택시를 구해서 터미널로 갔는데,
가는 도중 기사와 작은 실랑이가 있었다.
첫째로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경로로 가서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기사가 길을 몰라 도로에서 엄청 해메더니,
급기야 나중에는 도로에서 역주행까지 펼쳤다.
그런데 더 웃긴건 내릴 때 14900페소가 찍혔는데 2000을 더 달라는거 아닌가!!
그때는 진짜 이놈이 사기꾼이라 단정짓고 돈을 안주려고 했다.
그런데 들어보니 일요일은 특별 서비스로 뭔가를 더 준다는것 같다.
진실이야 잘 모르겠지만, 일단 2천 페소를 건냈다.
메데진으로 가는 오후 8시 차를 끊었다.
처음으로 2층 차를 타본다.
오호 신기신기.
버스타면서 밖을 구경하는걸 좋아하는데,
2층 맨앞이라 시야가 훨씬 넓어졌다.
짐을 맡길때는 이런 번호표를 받고,
찾을때 주면 된다.
이제 두번째 여행지 꽃과 미녀의 도시 메데진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