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여행 첫걸음, 콜롬비아 보고타행 20시간 비행기에서… – 1일차

<이동경로>

서울 -> 인천공항 -> Dallas FT 국제공항 -> 보고타엘도라도국제공항



나기 전, 뭔가 빠진 것은 없는지 계속 여행 가방을 체크했다. 아무리 체크하고 체크해봐도 뭔가 빠진 것 같다. 점점 시간이 지체되면서 예정보다 늦게 집에서 출발했다.


큰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는데 마침 저 멀리서 이모가 오신다. 

이모 : “응 뚜벅아 MT가니?”

나 : “네 이모 저 여행가요. 남미로요.”

사실 이모한테 여행간다고 미리 말을 하려고 했는데, 또 폭풍 용돈을 채워주실 것 같아 일부러 예전부터 침묵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여행을 간다고 하니 매우 놀란 눈치다. 이모는 웃으시며 ‘그래 젊을 때 가봐야해’라며 꼭 안전 주의하라며 당부를 하셨다.

급하게 정류장으로 가서 인천공항 리무진 버스를 잡아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인천공항리무진 버스를 타면 항상 설레고 기분이 좋다. 앞으로 80일간의 여행을 기대하고 한국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잘 있기를 바라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집에서 너무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비행기를 놓치지는 않을지 계속 마음을 졸였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급하게 입국 수속 및 환전을 했다. 중간에 여행자 보험도 가입하려고 했으나, 시간이 너무 없어서 인터넷으로 신청했다. 뭔가를 항상 촉박하게 하는 버릇은 여행을 떠날때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 시간에 맞춰서 도착할 수 있었다. 내 비행기 옆좌석에는 멕시코인 여성 제시카와 그의 딸 다이애나가 앉아있었다. 다이애나는 태어난지 10달 밖에 안된 완전 애기다. 눈도 똘망똥망하고 귀여운게, 내 마음을 쏙 빼앗아 갔다.





나의 첫 여행지는 콜롬비아 보고타다. 보고타를 가기 위해서는 미국을 경유해야 하는데, 나는 댈러스를 경유해서 보고타 엘도라도 국제 공항(Aeropuerto Internacional El Dorado)으로 간다. 일단 댈러스까지는 13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한다.


그동안 옆자리 제시카가 스페인어를 가르쳐주었다. 제시카는 ‘스페인어를 모르면 남미에서 꽤나 고생할 거야’라고 말했다. 아마 나는 꽤나 고생할 놈인 것 같다…. 



밤 11시 쯤 되어서 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옆자리 애기 다이애나가 우는 소리에 깼다. 그리고 그 후로 거의 단 한숨도 자지 못했다… 차라리 영화나 볼까 하는 마음에, 영화를 틀면 다이애나는 그게 신기한지 전자기기로 작은 손을 갖다대었다.


결국 영화도 보지못하고, 선잠만 잤다.





잠에서 깨니 미국땅 위를 날고 있었다.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들리는 외국어. 

흔들리는기체. 

옆에서자고있는 낯선 사람들…


‘아 내가 여행하고 있구나’




그렇게 13시간 만에 Dallas FT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피로감에 찌들어 공항에서 내렸다. 


바로 보고타행 비행기를 타야했기에, 서둘러 입국장으로 향했다.





저녁노을에 잠긴 댈러스 공항. 

아름답다.

낯설다.

그리고 설렌다.




댈러스에서 보고타공항까지는 총 5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그 시간동안 어제 못잤던 잠을 잤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보고타에 도착할 거라는 기내 방송이 들리기 시작했다. 졸린 눈으로 창밖을 바라봤는데, 콜롬비아의 모습이 눈 아래로 보이기 시작했다. 콜롬비아 야경은 내가 그동안 봤던 야경들과는 매우 달랐다. 우리나라처럼 규칙적으로 점점히 주황색 별이 박혀있는게 아니라, 불규칙적으로 주황색 등들이 흩어져 있어 마치 주황색 별이 흩뿌려진 하늘을 바라보는 것 만 같았다. 




막상 보고타에 내리니 막막하다. 


입국수속부터 문제가 있었는데, 내가 입국 수속 카드에 머물 곳을 쓰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다. 나는 오늘 밤을 공항에서 보내기 위해 게스트 하우스를 따로 알아보지 않았다. 그런데 입국수속 쪽에서는 자꾸 어디에 머물거냐 물었다.  


“I didn’t decide yet”(아직 못정했는데요)라고 말했는데도 계속 묻는다.  끈질긴 실랑이 끝에 직원은 어쩔수없다는 듯 입국 도장을 찍었다. 훗…

일단 공항 라운지로 나왔는데, 밤도 어둡고 하룻밤을 보고타 공항에서 묵어야 한다. 그리고 내일 나갈때 쓸 콜롬비아 돈을 구하기 위해 공항 환전소를 찾아갔다. 환전소에서 100달러를 환전했는데, 280000페소를받았다. 대략 콜롬비아 10000페소가 우리나라돈 4000원정도다.(정확히는 3716원 – 2015년 12월 2일 기준)


  – 여기서 하나 팁을 주자면, 환율구하는 앱 Currency를 깔면 자세하게 환율을 계산해준다.

그런데 상상 이상으로 영어가 안통한다. 심지어 공항에 있는 환전소인데도 직원들이 영어를 못할 정도니 말이다. 댈러스행 비행기에서 만난 제시카가 ‘고생할거야’라고 했는데, 이제 조금씩 체감이 되기 시작한다.



일단 지금은 밖에 어두워 나갈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콜롬비아는 치안이 안좋기로 꽤나 유명한 곳이다.  마약 관련 범죄들 그리고 세계에서 알아주는 살인율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기에, 무모한 도전은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무엇보다 스페인어. 스페인어를 어떻게든 익혀야 겠다.


그래서 공항 곳곳에 있는 표지판을 찾아가며, 어플을 이용해 해석해가며 공부를 했다. 그러던 중 공항 경찰이 오더니, 나에게 손짓을 하며 빨리 나가라 그런다. 


나는 오늘 밤 여기서 머물거라고 강력히 (몸을 사용해) 항의 했다.

경찰관이 스페인어로 뭐라 하는데 알아듣지를 못하고 있다가 내가 아직 입국 절차(세관 절차같아 보였음)가 하나 더 남아 있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공항 밖으로 나가는 문이 보이길래 모든 수속이 끝난줄만 알았다. 


수속을 마치고 나갔는데, 이건 뭐 문밖을 나가면 그냥 야외로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공항 문을 나가기 전에 있는 현관에 자리 깔고 앉아 있었다. 그러더니 또 경찰이 다가 온다. 자꾸 나가라고 하는 것 같아서, 내가 아는 단어를 총 동원해 머물면 안되겠냐고 물었다.


예를들어 ‘sol(태양)’한마디 던지면, 경찰관이 대충 그 의미를 알아서 해석한다.

(해가 뜨면 나가겠다라는 의미로 던진 단어…) 


경찰관은 여기 말고 옆에 카페가 있으니 그리로 가라고 한다. ㅠㅠ

 




밖으로 가보니 택시탈꺼냐고 묻는 기사분들만 있지, 딱히 위험해 보이는 것은 없었다. 사실 인도에 비하면 택시 기사님들도 꽤나 양반이시다. 요즘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인도에서는 공항에 나가면 택시기사만 기본 3명을 들러 붙는다. 그것도 끈질기게 말이다. 그런데 여기는 그냥 대충 내가 안탈것 같으니 크게 신경 쓰는 것 같지 않다.

카페에 앉아 커피와 빵같은 음식을 시켰다. 알고보니 이건 남미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필히 알아야 하는 ‘엠빠나다’라는 것이었다. ^^;;

앉아서 센트로까지 가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날씨가 쌀쌀했다. 콜롬비아 보고타라고 해서 지도를 보면 적도와 그리 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난 그래서 여기가 매우 더울 것이라 예상했는데, 한국에서 입고 온 옷 그대로 입고 있었는데도 쌀쌀했다. (당시 한국은 12월 3일)

알고보니 보고타는 안데스산맥 기슭의 고원지대로 해발 2700미터에 위치해 있어 꽤 서늘한 편이라 한다… 

남미여행 첫걸음, 콜롬비아 보고타행 20시간 비행기에서… – 1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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