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타와의 첫만남, 긴장과 혼란 속에서 숙소를 찾아 헤매다 – 2일차

<이동경로>

보고타 공항 -> (공항셔틀버스) -> 엘도라도역 -> (트렌스밀레니오) -> 로스 안데스 대학교 -> HOTEL GUN GLUB 게스트하우스

@콜롬비아 보고타, 공항

 카페에 앉아서 기초 생활 스페인어를 공부했다. 스페인어를 전혀 모르는 내가 여기서 80일간 살아나가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공부해야한다. 그러다가 슬슬 여명이 터오른다. 아침 5시 반정도가 되어 숙소로 가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드디어 여행지에 첫발을 내딛는 감격의 순간이다.



@콜롬비아 보고타, 공항

보고타 공항에서 센트로까지는 주로 택시를 타고 가지만, 나는 아침 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또 보고타 시내 구경 좀 할겸 트랜스 밀레니오(trans millenio)를 이용해 가기로 결정했다. 트랜스 밀레니오는 우리나라의 서울과 같이 버스 전용차선을 이용해 달리는 보고타의 주요 교통수단이다. 보고타공항에서 트랜스밀레니오 이용 방법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며 이동했다.


http://blog.daum.net/oxelder/3

@콜롬비아 보고타, 공항셔틀버스



공항 앞에 있는 Airport Shuttle Service쪽으로가면 16-14번 버스가 오는 것이 보인다. 해당 버스를 타고 10분 ~20분 정도 가면 엘도라도 역에서 내릴 수 있다. 무려 공짜다. 설레는 마음으로 버스를 탔는데, 버스기사님이 방송을 너무 시크하게 하셔서 알아들을 수가 없다. 하물며 나는 스페인어까지 모르니 창밖에 엘도라도역이 보일때 까지 계속 쳐다봤다.

@콜롬비아 보고타, 엘도라도역

내리면 Taquilla(매표소)가 있는데, 여기서 승차권을 사야한다. 출근 길에는 1800페소라고 한다. 그래서 승차권을 사기 위해 매표소로 갔는데, 직원이 버스카드도 사야한다고 한다. 원래 관광객은 안내도 되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스페인어도 안되고 결국 구매하기로 한다. 총 4800페소가 들었다.(버스카드 + 1800페소)


그냥 우리나라 T머니 같은 거다. 그냥 찍고 들어가면 된다. 우리나라처럼 버스 안에 기계가 있는게 아니라, 지하철처럼 개찰구에 찍고 들어가서 버스만 타면 되는 시스템이다. 그 말인 버스장 플랫폼 안에만 들어가면 어떤 버스든 자유롭게 환승할 수 있다.

@콜롬비아 보고타, 엘도라도역

마침 내가 도착한 시간이 출근 길이라 한참 바쁠 때였다. 콜롬비아 보고타 시민의 출근길 풍경이 신기해 쳐다보고 있는데, 사람들은 나를 마치 신기한듯 쳐다보고 지나친다. 여기도 동양인들이 흔치 않은 모양이다. 예전에 인도를 여행할때도 비슷한 시선을 마주했었는데, 그와 비슷한 시선이다. (지금까지 한국인은 커녕 동양인 얼굴을 본적이 없다)

@콜롬비아 보고타, 엘도라도역



밑에 자전거 도로가 시원하게 나있다.

신기했다.


지금부터는 콜롬비아 보고타의 출근길 사진이다.


@콜롬비아 보고타, 엘도라도역


이제 센트로까지 가는 버스를 타야하는데, 대체 무엇을 타야하는지 모르겠다. 버스행선지를 상세히 써놓은 표지판이 있긴한데, 너무 복잡해서 무슨말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근처 경찰(폴리시아)에게 물어봤다.

원래 실례합니다가 스페인어로 perdon(뻬르돈)인데, 나는 그때 무슨생각에선지 por favor(제발)라고 하며 경찰에게 접근했다.


나 : por favor (제발)

경찰 : ????

나 : (숙소 주소를 적어놓은 종이를 보여주며) Cual bus (어떤 버스)?

원래 의도는 실례합니다. 어떤 버스를 타야하나요 였지만, 위와 같지 웃지못할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어쨌든 의미는 통했다. 이쁜 여경찰님(콜롬비아는 정말 미인이 많다…)은 친절하게 글씨로 써가며 내가 타야할 버스와 내려야할 종착지를 알려주셨다.

@콜롬비아, 보고타, 트랜스밀레니오

J7버스를 타고 종점을 가다가, universidad de los andes(로스 안데스 대학교)역에서 내렸다. (알고보니 남미 최고의 대학이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는데, 그 학교 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같이 버스를 타주었고, 내리는 방향도 알려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잡더니 내 주머니에 넣는것 아닌가?


처음에 이게 뭔가 싶었는데, ‘여기서는 들고다니면은 안되’라며 바디랭귀지를 통해 알려주었다. ‘아니! 주변에 스마트폰을 들고다니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왜 나는 안되’라고 묻고 싶었지만, 답은 뻔하다. 그 사람들은 현지인이고, 나는 여행객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저 먼 동양에서 온 낯선 이방인, 그것도 스페인어도 하지 못하는 나홀로 여행객은 당연히 범죄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콜롬비아가 위험하다는 생각을 가지곤 있었지만, 이 여학생의 행동으로 더 조심하게 되었다.


@보고타 게스트하우스, HOTEL GUN GLUB

구시가지에 내려 오전에 검색을 통해 알아본 숙소로 향했다. 다행히 콜롬비아 구시가지에는 경찰들이 ‘겁나’ 많아서, 길찾는건 어렵지 않다. 그냥 주소를 써서 보여주면, 몸으로 설명을 해준다. 그럼 나는 눈치밥으로 알아듣고 그 방향을 가서, 또다른 경찰관에서 물어보는 식이다. 어쨌든 이사람 저사람 물어물어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숙소까지 오면서 본 콜롬비아는 내가 여태껏 보지 못한 새로운 풍경이었다. 길거리 가득한 낙서들, 정말 오래되어 보이는 듯한 건물, 수많은 경찰… 이 모든 것을 찍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카메라는 커녕 스마트폰을 꺼내들기 조차 무서웠다. 그 여학생이 내 스마트폰을 넣으라는 제스처가 나를 쫄게 만들었다. 

@보고타 게스트하우스, HOTEL GUN GLUB

GUN  GLUB은 조용했다. 오랜 비행으로 지친 몸을 달래기에 딱 좋은 곳이다. 1인 1박 32000페소(11,000)로 조금 비싸긴 했는데, 조용히 쉬기에는 정말 좋다. 그래도 여행자금이 부족하니 내일은 싼 도미토리로 옮길 생각이다. 

여행정보를 찾다가, 12시쯤 나가려고 했는데 그대로 잠들어 밤 8시에 깨버렸다. 아직 시차적응도 안되었고, 비행기에서 충분한 잠을 못자서 그런지 매우 피곤했나보다. 밤이라 밖에 나가는 것은 포기하고, 방 안에서 보고타관련 정보를 찾고,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밤이 되니 더 쌀쌀하고 춥다. 긴팔에 히트택 까지 입었지만, 쌀쌀하다.

내일 부터는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해야겠다.


보고타와의 첫만남, 긴장과 혼란 속에서 숙소를 찾아 헤매다 – 2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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