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남미 여행의 마지막날.
숙소를 나가기 전 여행하면서 썼던 냄새나는 수건과 속옷 그리고 기타 여행소품들을 버렸다. 조금씩 짐을 버리니 가방의 부피가 꽤나 줄어들었다. 가벼워진 가방을 보니 이제 진짜 여행이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 아침은 정말 준비를 많이 한 느낌이다.
여러가지 준비를 많이 해놓아서 기분이 좋았다.
호스텔에 짐을 맡겼는데, 5헤알이랜다. 그래 돈 좀 내고 가벼워지자. 그렇게 짐을 맡기고, 코파카바나해변으로 향했다. 숙소랑 무척 가까워서 걸어서 갈 수 있었다.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의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해변가를 따라 이어진 아스팔트길을 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종적인 다양성에 놀랐다. 백인 흑인 혼혈인 등등 남미 어느도시보다도 인종이 다양한 듯 했다. 이는 브라질의 역사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실인데 그 당시에는 공부를 하나도 안해서 그저 새로운 풍경이라고만 생각했다.
주말시간을 이용해 운동을 하는 브라질 사람들을 구경했다.
손목 시계를 확인해보니 오전 10시여서 딱 1시간만 구경하고 가기로 했다.
뜨거운 햇살과 광할한 바다를 배경으로 땀을 흘리며 뛰는 모습이 굉장히 건강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해변에는 가족, 연인 그리고 친구 단위로 남대서양의 바다를 즐기고 있다.
코파카바나 해변을 따라 가다보면 저 멀리 브라질 예수상이 보인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한번 가봤겠지만 이쉽게도 다음을 기약했다.
해변을 거의 한시간쯤 해변을 걸었을 무렵 핸드폰으로 시간을 체크했는데 웬걸….손목시계(이때 11시 10분을 가리키고 있었음)와 달리 폰시간은 12시 10분을 나타내고 있었다.
‘아니??’
내가 모르는 사이에 손목시계 시간을 잘못 설정한 것인가?? 뭔가 이상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람들에게 시간을 물어봤는데, 다들 11시 10분이라고 알려주었다.
‘망했다 ㅠㅠ’
아무튼 짐을 가지러 가야하기 때문에 숙소까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숙소에서 짐을 가지고 버스 정류장까지 왔는데, 근처에 환전할 곳도 없고 정말 대략 난감인 상황이었다….
환전할 곳을 찾다가는 버스를 놓칠것 같고….
주말이라 근처에 환전소는 커녕 ATM기도 보이지 않는다. 흑흑
어쩔줄 몰라하는 사이에 공항가는 버스가 도착했다.
‘모르겠다. 일단 타자’
일단 버스에 탑승해서 기사에게 되도 않는 포르투갈어를 구사하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때 버스비용은 얼마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가지고 있던 모든 아르헨티나 페소와 달러를 주었다.
‘이 돈이면 버스비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니 미안하지만 나중에 환전을 바란다’
다행히 기사님이 흔쾌히 탑승을 허락해주셨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가면서 상점에 있는 시계를 봤는데, 상점마다 시계가 다 1시간 간격으로 다달랐다.
어떤 곳은 1시를 가리키는 반면 또 어떤 곳은 12시이고….
뭔가 잘못된 것 같아서 뒷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재밌는 답변이 돌아왔다.
“서머 타임(Summer time)”
그렇다. 내가 여행하고 있던 기간이 딱 서머타임 기간이어서 기존 시간보다 1시간 더 당긴 것이다.
그래서 내가 애초에 생각했던 브라질 시차와는 다른 시간대 였던 것이다.
브라질에 머무는 시간이 이틀밖에 없어서 자세히 공부를 안했는데, 서머타임을 실행할 줄이야……
여행하면서 무식해서 고생한 적이 많았는데, 여행 막바지에도 똑같다.
다행히 교통 정체가 없어서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공항에 도착했다.
이제는 비행기를 타고 상파울루 공항으로 가서,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로 환승을 한다. 왜 이런 귀찮은 고생을 하느냐면 여행 오기전 검색했던 비행기 삯 중에 그나마 가장 싼 티켓이었기 때문이다.
2016년 2월 21일 남미여행 81일차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