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약한 귀국편 비행기는 과정이 좀 복잡하다.
리오 데 자네이루 갈레앙 국제공항 -> 상파울루 공항 -> 미국 댈러스 공항 -> 인천
순전히 가격이 그나마 싸서 구입한 티켓이었으나 그냥 10~20 더 주고 상파울루에서 바로나가는 티켓을 살껄 그랬다.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상파울루까지는 1시간 10분 정도 걸렸다.
엊그제 버스타고 거의 7시간 걸렸던 거리 같은데, 이렇게 빨리 오다니…
돈으로 시간을 산다는 것을 실감한다.
상파울루 공항에 내려서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터미널로 이동했다.
미국행 비행기 타는 시간이 4시간 정도 남아서 면세점을 구경했다.
면세점구경하고 먹다가 드디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마침 이륙전에 비가왔다.
비행기 창밖에 맺힌 빗방울이 조명에 비쳐서 예쁘게 반짝였다.
가는 길에 하늘에서 보이는 남미의 야경을 보고 비행기에서 틀어주는 미션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을 봤다.
다행히 옆자리에 아무도 없어서 누워서 자는 영광을 누렸다.
덕분에 6시간동안 정말 편히 잤다.
댈라스 포트워스에 도착해 또다시 인천행 비행기를 기다렸다.
인천행 비행기를 알리는 전광판을 보니, 이제서야 여행이 끝나가고 있음을 실감했다.
이제 서울가면 얼마 안있어 대학원에 가기 위해 또 다시 집을 떠날것이다.
생각해보니 여행하면서 대학원을 갈지말지 고민하느라 머리가 아팠는데, 어느새 가기로 결정이 나버렸다.
인천행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이상하게 잠이 안왔다. 나름대로 81일간의 여행을 곱씹으며 무엇을 가져가는지 고민해봤지만 뭐 딱하나 얻었다고 생각되는 것은 없다. 여행을 하면서 배운것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모두 일상에서도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내 자신에 대해서 더 잘알았는지도 솔직히 모르겠다. 결국 ‘500만원 정도의 돈과 81일간의 시간을 투자했으면 그정도 아웃풋은 뽑아내야지’ 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뭐 재밌고 즐거웠음 그만이다. 결국 여행은 그 순간을 만끽하러가는거니깐 말이다.
지나간 여행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기내식과 함께 사무엘 아담스를 한잔했다.
오랜시간 끝에 드디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보는 한국어 안내소리와 표지판이다. 겨우 두달반 남짓한 여행이었는데도, 괜히 낯선기분이다.
한국에 도착하니 갑자기 원인 모를 스트레스가 다가오는 기분이다…. 대체 나의 한국 생활은 어땠기에…..
여행하면서 떡볶이랑 튀김 생각이 정말 간절했는데, 마침 공항에 분식점이 있어서 들러 떡볶이를 먹었다.
홍대 근처의 환전소에서 여행하면서 남은 달러를 모두 환전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교촌 치킨을 시켜먹었다. 여행하면서 한국 치킨이 정말 그리웠다….
여행의 여운따위는 치킨과 오랜만에 보는 무한도전으로 모조리 씻겨버렸다.
81간의 남미 여행기 마지막편
그동안 남미여행기를 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여행하고 나서 최대한 빠른 기간에 여행기를 완료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바쁜 일정에 치여서
궁극적으로는 저의 게으름으로 인해서
2년이 넘어서야 완성했습니다 ㅠㅠ
여행기를 제때 쓰지 않으니 흐름이 끊기고
무엇보다 그때의 기억과 감흥이 잘 기억이 나질 않아 전달하기가 많이 어려웠네요.
아무튼 중간에 구독해주신 분들, 틈틈이 와서 부족한 글 봐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여행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더 재밌는 여행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limsee
2018.05.30